[헬스테크로그] 가려움증·두드러기 궁금증, 전문가에게 물었다

갑자기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겼다. 동네 피부과에서 증상 완화 처방을 받았지만, 원인이 궁금했다. 첩포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았다. 가장 의심했던 킹크랩을 포함한 대부분의 항원이 음성이었는데, 10년 넘게 매일 먹어온 사과에서 알레르기 반응 강도를 나타내는 클래스 1이 나왔다. 두드러기 원인 찾는 게 가능한 건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생긴 의문을 김혜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난치성가려움증센터장)에게 물었다.

김혜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난치성가려움증센터장)가 가려움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제공

가려움 없이 발진만…두드러기 증상이 다른 이유

처음 두드러기를 발견했을 때는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전혀 없어 닭살인 줄만 알았다. 두드러기가 생겼는데도 가려움이 없는 경우가 있는 걸까?

김 교수는 “피부의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히스타민과 다양한 염증 매개 물질이 피부 신경을 자극하는 정도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며 “가려움이 늦게 나타난다고 해서 반드시 원인이 다르거나 더 심각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급성 두드러기는 대개 6주 이내에 발생하고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 음식, 약물, 과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은 수일에서 수주 이내에 자연 호전되지만, 호흡곤란이나 입술·혀의 부종, 어지럼증이 동반되거나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때는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열·마찰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이유

뜨거운 물 샤워 후 증상이 심해졌고, 자고 나면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가 더 가려웠다. 열과 마찰이 두드러기를 악화시키는 걸까?

김 교수는 “열은 피부 혈관을 확장하고 비만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해 히스타민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가려움 신경도 더욱 민감해진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 압력이 가해진 부위가 더 가려웠던 것도 피부에 지속적인 압력이나 마찰이 가해지면 물리적 자극에 의해 두드러기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압박두드러기, 피부묘기증과 같은 유발성 두드러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일반적인 알레르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첩포검사·혈액검사,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

두드러기 원인을 찾기 위해 첩포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김 교수는 두 검사의 목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첩포검사는 화장품, 금속, 향료, 염색약 등 피부에 접촉하는 물질에 대한 접촉 알레르기를 확인하는 검사고, 혈액검사는 특정 음식이나 환경 알레르겐에 대한 IgE 항체를 평가하는 검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 두드러기에서는 첩포검사가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혈액검사 역시 모든 급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는 아니며, 병력상 특정 음식이나 약물이 강하게 의심될 때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환자 상태와 의심 원인에 따라 시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항히스타민제가 검사에 미치는 영향도 검사 종류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혈액검사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피부에 직접 반응을 확인하는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에는 영향을 줄 수 있어 검사 종류에 따라 약물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킹크랩은 음성, 사과는 클래스 1…검사 결과 어떻게 읽나

가장 의심했던 갑각류와 조개류는 혈액검사에서 전부 음성이었다. 반면 10년 넘게 매일 먹어온 사과에서 알레르기 반응 강도를 나타내는 클래스 1이 나왔다.

김 교수는 “클래스 1은 해당 물질에 대한 IgE 항체가 소량 존재한다는 의미이지만 검사 결과만으로 실제 알레르기 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매일 섭취해 온 사과에서 클래스 1이 나왔더라도 실제로 증상이 발생한 적이 없다면 임상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검사상 알레르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갑각류나 조개류는 일부 환자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드러기가 반복되는 환자에게서는 일정 기간 이러한 식품을 제한해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히스타민 제한식이라고 한다. 따라서 검사 결과뿐 아니라 증상이 발생한 상황과 반복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드러기 환자에서 혈액검사와 첩포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특히 급성 두드러기는 바이러스 감염, 일시적인 면역 활성화, 스트레스, 과로 등 비알레르기성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검사 결과 자체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병력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로·수면 부족, 두드러기와 무관하지 않아

당시 체력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과로나 스트레스가 두드러기와 관련이 있을까?

김 교수는 과로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보는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스트레스는 신경계와 면역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려움과 두드러기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수면 부족은 피부 장벽 기능을 저하해 피부를 더욱 예민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인을 명확히 찾지 못하는 급성 두드러기 환자 중 상당수에서 발병 직전 과도한 업무, 수면 부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확인되기도 한다며, 체력 저하와 같은 생활 요인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 두드러기가 만성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가려움증, 언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하나

기자는 동네 피부과에서 “심하지 않네요”라는 말을 듣고 증상 완화 처방만 받았다. 많은 환자가 비슷한 경험을 한다.

김 교수는 “피부가 건조해서 그런 것 같다”며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참는 것이 가장 흔한 오해라고 했다. 가려움의 원인은 피부질환뿐 아니라 신경계 질환, 전신질환, 약물 부작용 등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6주 이상 지속되거나, 밤잠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피부 병변은 거의 없는데 가려움만 심하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려움증 치료, 증상 완화에서 표적 치료로

가려움증 치료 패러다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가장 큰 변화로 “염증을 치료하는 것에서 가려움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발전한 점”을 꼽았다.

과거에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가 치료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IL-4, IL-13, IL-31 경로를 조절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가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가려움 개선에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결절성 양진과 같은 난치성 가려움 질환에서도 이전보다 훨씬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의 답변을 종합하면, 두드러기 원인을 찾을 때는 검사 결과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생겼는지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두드러기가 생겼다고 모두 알레르기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될 때 전문 진료를 통해 원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검사 결과 자체보다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병력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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