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송·퀵커머스 확산 속 물류비 부담 가중
쿠팡은 인프라 확대, 네이버·컬리는 협업 전략 강화
속도 중심에서 운영 효율·수익 구조 중심으로 재편

이커머스 배송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배송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가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주요 기업들은 물류 투자 확대와 효율화 전략 사이에서 각기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무료배송·반품·퀵커머스 확대 등으로 물류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배송 경쟁이 단순 서비스 차원을 넘어 플랫폼 운영 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577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액 증가에도 성장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물류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 속도 경쟁의 일상화…배송은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른 배송은 이미 차별화 요소를 넘어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당일·익일 배송을 넘어 시간대 지정, 즉시 배송, 심야 배송까지 확산하며 경쟁은 한층 세분되고 있다.

최근 배송 경쟁은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락인 전략 성격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의 초점은 ‘얼마나 빠른가’에서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배송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GS25 매장에서 쿠팡이츠 퀵커머스(배달) 서비스./GS리테일 제공

이성희 호서대 물류·유통학과 교수는 “속도는 이제 변수가 아니라 기본 조건”이라며 “약속된 시간 내 배송은 전제가 됐고,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하는 운영 능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변화를 개별 기업 경쟁을 넘어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 변화로 보고 있다.

◇ 오프라인 유통의 확장…도심 물류 거점 역할 강화

전국 단위 오프라인 점포망을 보유한 유통업체들도 퀵커머스 경쟁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점포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 GS25는 쿠팡이츠와 협업해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로 확대했다. 약 2500개 점포에서 새벽 3시까지 운영한 결과 심야 시간대 매출은 반년 새 42.7% 증가했다.

이성희 교수는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분명한 경쟁 우위 요소”라면서도 “광범위한 커버리지 확대가 실제 운영 효율로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U 역시 오전 3시부터 6시까지 심야 배송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국 약 7500개 점포를 기반으로 즉시 배송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촘촘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량·저가 중심 이커머스와 달리 즉시성과 근접성을 앞세워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쿠팡·컬리·SSG 등 전략 다양화…운영 방식 다극화

배송 경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전략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분화되고 있다.

쿠팡은 물류망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2023년까지 약 6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4~2026년에도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해 전국 물류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7년까지 전국 260개 시·군·구 중 약 230여 곳을 커버하는 배송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I 자동화 시스템과 자율주행 로봇 등 물류 기술 고도화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0월 운영을 시작한 광주첨단물류센터 전경. 최첨단 물류 장비뿐만 아니라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갖췄다./쿠팡 제공

컬리는 물류 효율화 중심의 자체 운영 최적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서울 물류센터를 정리하고 평택·창원 중심으로 거점을 재편했으며, 약 19만9762㎡ 규모의 평택 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을 약 20% 높였다. 물류 인프라를 외부 기업 대상 풀필먼트(3PL) 사업으로 확장하며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개선 흐름이 고정비 효율화 효과에 기반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추가 투자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SG닷컴과 G마켓은 온·오프라인 결합형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 점포망 기반 바로퀵을 통해 1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G마켓은 스타배송을 중심으로 익일·주말배송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11번가는 물류 직접 투자보다 협업 기반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컬리와 협업해 N배송과 컬리N마트를 확대하고 있으며, 11번가는 한진·CJ대한통운과 협력해 슈팅배송 안정화와 운영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배송 속도와 수익 구조를 동시에 갖추는 것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성희 호서대 교수는 “속도는 필요조건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는 운영의 핵심 조건”이라며 “이제는 속도 기반의 효율적 운영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윤리와 신뢰, 운영 효율까지 갖춘 기업이 결국 성장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커머스 배송 경쟁은 물류 인프라와 운영 효율, 수익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는 산업 구조 변화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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