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틴조선 서울 ‘아리아’, 가격 인상…인당 20만 원 시대 고착화
롯데 제외 주요 호텔 인상률 5.1~7.1%…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아
유가·원자재 가격 완화 기조 역행 행보…"화려한 마케팅보다 적정선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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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성 호텔들이 뷔페 가격을 줄줄이 올리며 외식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등을 이유로 들지만,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올해는 고환율 지속과 유류할증료 인상 등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국내로 발길을 돌린 이들이 급증한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로 나가는 대신 '호캉스'나 호텔 뷔페에서 미식을 즐기는 '먹캉스'를 대안으로 선택한 휴가족이 늘었지만 "호텔서 먹캉스 즐기자"는 말을 하기 쉽지않다. 성인 4명이 저녁에 모여 와인 한 병만 곁들여도 한 끼 외식비로 100만 원을 가볍게 넘어서는 ‘호텔 뷔페 100만 원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호텔 뷔페 와인은 몬테스 알파·1865가 10만~15만 원대, 텍스트북·덕혼 등 미들급이 18만~30만 원대, 오푸스 원 같은 하이엔드급은 40만~70만 원 이상에 호가한다.

웨스틴조선 서울은 약 5주 동안 진행한 음식 매장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이달 6일 다시 문을 열면서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의 가격을 올렸다. 성인 주말 및 평일 저녁 이용료는 기존 18만 2,000원에서 19만 5,000원으로 7.1% 올랐고, 평일 점심은 17만 원이 됐다. 지난 1월 가격을 올린 지 불과 반년 만에 또 올린 것이다. 성인 4인이 주말 저녁 아리아에서 식사할 경우 기본 식대만 78만 원에 달해, 호텔 내에서 판매하는 20만 원 안팎의 와인 한 병만 추가해도 100만 원 영수증을 받아들게 된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더 마켓 키친'도 이달 1일부터 여름 시즌 메뉴 개편과 함께 주말 및 특정 요일 저녁 가격을 기존 19만 5,000원에서 20만 5,000원으로 5.1% 올렸다. 올해 초 일찌감치 가격을 조정한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20만 8,000원)와 조선팰리스 '콘스탄스'(20만 5,000원),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20만 3,000원) 등이 현재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뷔페의 한 끼 식사비는 사실상 인당 20만 원 선으로 맞춰진 상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웃도는 '독자적 고가 행보'

호텔업계가 내세우는 표면적인 인상 이유는 수입 식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물가 지표와 비교하면 호텔 뷔페의 단독 상승세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일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앞서 5월 기준으로는 외식이 포함된 '음식점 및 호텔' 항목의 물가 상승률이 2.7%로, 다른 품목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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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 시내 특급호텔 뷔페의 전년 대비 가격 인상률을 보면,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2.5%) 정도만 이 같은 물가 흐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뿐이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와 조선팰리스 '콘스탄스', 포시즌스 '더 마켓 키친'의 인상률은 나란히 5.1%를 기록했고, 특히 이번에 인상을 단행한 웨스틴조선 서울 '아리아'의 인상률은 7.1%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2%)의 2배 이상에 달했다. 최근 국제 유가 안정세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정상화로 대외적인 원가 압박 요인이 완화되는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호텔 뷔페 가격은 대중적인 물가 지표를 상회하며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있는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호텔들이 이처럼 거침없이 가격을 올리는 바탕에 소비자의 ‘과시형 심리’를 노린 마케팅 전략이 깔려 있다고 본다. 가격이 비쌀수록 상품이 더 특별해 보이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생겨 오히려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을 파고들었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평소 지출은 아끼되 특별한 순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양극화된 소비 성향을 확인한 호텔들이, ‘비쌀수록 품격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공급자 중심의 고가 영업을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격을 일부러 올려 명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고가 마케팅이 외식 시장에서 통하고 있는 형태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적정선 필요

가격을 가장 큰 폭으로 올린 웨스틴조선 서울 측은 “지난해부터 객실 내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80% 이상을 유지하며 아리아를 찾는 글로벌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다채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공간과 메뉴를 전면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리아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10개 푸드 스테이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인도 구역에 화덕을 전면 배치하는 등 라이브 퍼포먼스를 늘렸다. 또한 여름 궁중 보양식을 비롯해 일식 고바찌 등의 시그니처 메뉴를 추가했으며, 식전 웰컴 주스와 식후 빙수를 직원이 자리로 직접 배달하는 '테이블 서비스'도 새로 도입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아시안 스테이션/웨스틴조선서울 제공

그러나 호텔이 내세우는 이 같은 화려한 명분은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을 줄이려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국내 소비자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가격 장벽을 높인 것은 내수 고객을 소외시키는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화려한 보여주기식 연출이 아니라, 내는 비용에 걸맞은 서비스의 질과 납득할 수 있는 가격 산정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고물가에 시달려온 소비자들에게 호텔 뷔페의 가격 인상은 위화감과 상실감을 준다. 특히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선호되는 호텔 뷔페는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렌 효과’를 마케팅에 악용하는 행태는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호텔 측에서 가격 인상의 이유로 제기하는 서비스 개선과 메뉴 강화는 고객 유치를 위한 본연의 당연한 의무일 뿐, 과도한 가격인상의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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