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748마력 SUV"… BMW XM 레이블, 도로 위 감각을 바꾸다
SUV의 형태를 빌린 M카… BMW가 가장 과격한 방식으로 만든 괴물
BMW XM 레이블은 단순히 빠른 SUV가 아니다. 거대한 차체와 748마력의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성능도 압도적이지만, 진짜 인상적인 건 실제 도로에서 전달되는 감각이다. 전기차처럼 조용히 움직이다가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거대한 차체는 스포츠카처럼 튀어 나간다. 도심에서는 부드럽고, 고속에서는 폭발적이며, 와인딩에서는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BMW M이 왜 XM을 별도의 M 전용 모델로 만들었는지 직접 운전해 보면 이해된다.
외관은 일반적인 SUV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은 지금까지 등장한 BMW SUV 중에서도 가장 과감한 수준으로 커졌고, 테두리를 따라 점등되는 키드니 아이코닉 글로우가 더해지면서 밤에는 존재감이 더욱 강렬해진다. 얇게 찢어진 주간주행등과 범퍼 안쪽 깊숙이 숨겨진 형태의 헤드램프는 미래적인 인상을 강조하며, 정차 상태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다.
특히 차체 비율이 상당히 독특하다. 긴 보닛과 높게 솟은 차체, 낮게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 라인이 조합되면서 일반 SUV보다는 고성능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실루엣을 만든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차체 자체가 뒤로 잔뜩 웅크린 채 튀어 나갈 준비를 하는 맹수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거대한 22인치 휠은 차체의 볼륨감을 더욱 강조한다.
후면부 역시 강렬하다. 일반적인 SUV처럼 리어 스포일러나 얇은 테일램프로 정리하는 대신, 입체적인 테일램프와 수직형 쿼드 테일파이프, 블랙 하이글로스로 마감한 대형 디퓨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빨간색 테두리로 마감한 'XM' 레터링과 리어 윈도우 양 끝에 새겨진 BMW 엠블럼까지 더해지며 BMW M 플래그십다운 존재감을 강조한다.
실제로 도심 주행 중 신호 대기 상황에서 주변 차량 운전자들의 시선이 계속 XM 쪽으로 향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존재감이라는 표현보다 압도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실내는 단순히 고급스러운 수준을 넘어 BMW M이 생각하는 미래형 퍼포먼스 라운지에 가깝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감싸듯 둘러진 대시보드와 높은 센터콘솔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전방으로 집중시키며, 마치 콕핏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만든다.
대시보드와 센터콘솔에는 카본 소재와 입체적인 패턴이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단순히 장식을 위한 카본이 아니라 실제 고성능 M 모델 특유의 긴장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빨간색 시동 버튼과 M 전용 그래픽, 두툼한 M 스티어링 휠이 더해지면서 시동을 걸기 전부터 차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천장 디자인이다. 알칸타라 소재 위에 적용된 3D 프리즘 형태의 헤드라이너와 앰비언트 조명이 결합되면서 밤에는 일반 SUV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은은하게 퍼지는 조명은 단순한 무드등 수준이 아니라, 실내 전체를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실제 야간 주행에서는 시동을 걸고 잠시 음악만 틀어놓고 싶어질 정도로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감각적이다.
시트 역시 인상적이다. 두툼한 볼스터가 몸을 강하게 잡아주지만, 예상보다 착좌감은 편안한 편이다. 고속 주행에서는 몸을 단단히 지지하고, 저속 주행에서는 플래그십 SUV다운 안락함을 유지한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다.
2열 공간 역시 기대 이상이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여유가 충분했고, 바닥 중앙 돌출부가 크지 않아 개방감도 좋은 편이다. 특히 도어 트림에서 시트까지 이어지는 일체형 디자인은 일반 SUV보다 고급 라운지에 가까운 분위기를 만든다. 실제로 앉아보면 대형 세단 뒷좌석과 비슷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실내 만족감은 더욱 높아진다. 출력만 강한 것이 아니라 음장감과 공간감 표현이 상당히 뛰어나 음악 장르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XM 레이블의 핵심은 BMW M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워트레인이다. 최고출력 585마력을 발휘하는 M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과 197마력 전기 모터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748마력, 최대토크 101.9kg·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기존 BMW XM 대비 0.5초 단축한 3.8초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인상적인 건 단순한 수치보다 반응 방식이다. 출발 직후에는 전기 모터 특유의 부드럽고 조용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절반 이상 밟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엔진이 개입하는 타이밍이 매우 자연스럽고, 거대한 차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간다.
특히 고속도로 합류 구간에서 체감되는 가속감은 일반 고성능 SUV와 결이 다르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 없이 끝까지 밀어붙인다. 순간적으로 몸이 시트에 깊게 박히며 시야가 뒤로 밀리는 감각도 강렬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중속 이후 재가속이다. 이미 충분히 빠른 속도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여유가 남아 있었다는 듯 다시 폭발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코너링이다. 2.7톤 무게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예상보다 훨씬 민첩하다. 차체 롤은 강하게 억제돼 있고 조향 반응 역시 상당히 날카롭다. 와인딩 구간에서 M 모드를 활성화하자 차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은 단단해진다. 동시에 차체 움직임이 더욱 예민해지며 운전자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차체가 코너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일반적인 대형 SUV라면 무게 때문에 바깥으로 밀리는 감각이 먼저 드는데 XM 레이블은 오히려 노면을 강하게 눌러버린다.
물론 물리적인 무게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급격한 방향 전환에서는 묵직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BMW M 특유의 섀시 세팅과 전자 제어 시스템이 차체를 단단히 붙잡으면서 불안감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SUV라기보다 덩치 큰 M 스포츠카에 가까운 감각이다.
강렬한 성능만 강조된 차처럼 보이지만 일상 영역에서는 의외로 얌전하다. 전기 모드에서는 상당히 조용하고 승차감도 부드러운 편이다. 저속 구간에서는 큰 차를 모는 부담감보다 전기 SUV 특유의 여유로운 움직임이 먼저 느껴진다.
29.5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60km까지 전기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퇴근이나 도심 이동 정도는 엔진 개입 없이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 다만 차의 본성은 숨겨져 있을 뿐이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거대한 에너지가 즉시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합산 복합 연비는 10.0km/l로 성능 대비 준수한 수준이지만, 이 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 개선보다 퍼포먼스 보조 역할에 가깝다. 전기 모터는 효율보다는 즉각적인 토크 전달과 응답성을 위해 존재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운전하다 보면 연비 수치를 확인하는 순간보다 가속 순간의 감각과 사운드, 차체 움직임에 더 집중하게 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스톱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등이 조합됐다. 실제 고속도로에서 사용해 보니 차로 중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가속과 제동, 조향을 자연스럽게 보조했다.
특히 정체 구간에서는 반복되는 가감속 상황에서도 움직임이 부드러운 편이었고, 차선 변경 보조 기능 역시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자연스럽게 작동해 장거리 주행 피로감을 줄여줬다.
강렬한 존재감과 슈퍼카 수준의 퍼포먼스, 그리고 BMW M 특유의 감각을 모두 원하는 사람이라면 XM 레이블만큼 독특한 선택지도 드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을 마친 이후다. 강력한 가속감과 배기 사운드, 코너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움직임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단순히 빠른 SUV를 경험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체험한 듯한 감각에 가깝다.
XM 레이블은 BMW M이 만든 가장 과감한 SUV이자, 가장 감성적인 M 모델 중 하나다. SUV와 슈퍼카의 경계를 허문 BMW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BMW XM 레이블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억2770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