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 오픈 멤버들이 말하는 지난 10년

(왼쪽부터) 이상완 총주방장, 김지혜 객실부 과장, 신만중 재경부 이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이 10년 만에 간판을 바꿨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은 지난 3월 1일을 기점으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으로 이름을 교체했다. 명동 거리까지 도보 10분 거리임에도 '남대문'이라는 이름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줬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개관 10주년과 리브랜딩이 겹친 이 시점에, 처음 문을 열던 날부터 자리를 지켜온 세 명의 직원을 만났다.

신만중 재경부 이사신만중 이사는 2016년 2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구 남대문)의 오픈 멤버로 합류했다가 이듬해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오픈 준비를 위해 자리를 옮겼고, 2024년 9월 다시 명동으로 돌아왔다. 그랜드 힐튼 서울을 시작으로 런던의 여러 호텔을 거쳐 리츠칼튼 서울 재경부에서 8년을 보낸 뒤 메리어트와 인연을 맺었다.

신만중 재경부 이사

"첫 달부터 수익을 냈고, 400개 객실에서 5성급 호텔 못지않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다이내믹한 곳이었어요."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 만큼, 다시 돌아오겠다는 결심도 빨랐다. "시내 중심부의 이 호텔로 다시 오겠다는 데 고민이 없었습니다."

복귀 후 그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재경부의 업무 방식이었다. 각 포지션별 업무 절차를 재점검하고 불필요한 과정을 걷어냈다. 매일 야근하던 직원들이 정시에 퇴근하게 됐고, 직원 만족도 100%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체 개발한 엑셀 기반 관리 툴은 국내 메리어트 전 체인으로 확산됐다. 2025년 메리어트 한국·필리핀·베트남 지역 'Manager of the Year'에 선정된 배경이다.

올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한국 지사는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4위에 올랐다. 호스피탈리티 업계 최상위 순위다. 그는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호텔은 여러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작동하기 때문에 작은 정보 누락 하나가 서비스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명확한 소통이 전제돼야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해요."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재경 부서라도 서비스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의 고객은 결국 내부 직원들이고, 그들이 최고의 서비스를 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에요. 꼼꼼하고 적극적인 자세라면 누구든 도전해볼 만한 분야입니다."

이상완 총주방장이상완 총주방장의 요리 이력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단 급식 현장에서 시작됐다. 부처 주방에서 고가의 소고기와 양고기를 직접 손질하는 기회는 당시 젊은 요리사에게 흔한 경험이 아니었다. "그때 쌓은 자신감이 지금의 저를 만든 출발점"이라고 했다. 이후 그랜드 힐튼 서울을 거쳐 여의도 메리어트에서 6년을 보낸 뒤, 2016년 3월 이 호텔의 오픈 멤버로 합류했다.

이상완 총주방장

"호텔 오픈 경험이 처음이라 모든 것이 쉽지 않았어요. 경력직부터 신입까지 모인 팀이 메리어트의 위생 체계와 메뉴, 주방 시스템을 처음부터 함께 정립해야 했으니까요."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순간은 만실 상태에서 800여 명의 조식을 처음으로 소화해냈던 아침이다. "그날 주방 안에서 팀원들끼리 서로 수고했다고 등을 두드리던 그 순간, 우리가 하나가 됐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상완 총주방장이 이끄는 주방

코로나 기간에도 자리를 지켰다. "고객 발길이 끊기며 주방이 오랫동안 조용했던 그 시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하나 되어 초심을 잃지 않으려 했고, 그게 버팀목이 됐습니다." 16년째 메리어트 주방에 있는 이유를 묻자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메리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체인이고, 한국 시장에서의 확장세도 직접 지켜봤어요.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헌신과 노력이 기회로 연결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습니다."

최근 총주방장으로 승진한 그는 주방 문화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에는 군대식 분위기가 당연했지만, 지금은 서로 존중하며 소통하는 문화가 맞습니다." K-Food에 대한 관심도 높다. 조식 뷔페에 도입한 즉석 김밥 코너가 내외국인 모두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앞으로는 양식과 한식을 결합한 독창적인 메뉴로 차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모든 고객에게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지혜 객실부 과장김지혜 과장은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3년을 보낸 뒤 2016년 4월 이 호텔에 합류했다. 같은 메리어트 계열이지만 두 브랜드 사이의 온도 차는 처음부터 느껴졌다. "JW는 격식 있는 표현과 포멀한 응대가 기본이었다면, 코트야드는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이 더 중요한 곳이었어요. 출장 고객부터 단체 여행객까지 다양한 분들이 오시는 만큼, 실용성과 유연함이 우선이었습니다."

김지혜 과장

10년간 프론트에서 쌓인 에피소드 중 그녀가 꺼낸 이야기는 한 아버지와 딸의 사례였다. 오랜만에 서울을 찾은 아버지가 혼자 객실에 있던 중 TV 페어링 오류와 전화기 고장이 겹쳤고, 연락도 닿지 않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이를 알게 된 딸이 컴플레인을 넣었다. 즉각적인 수리는 어려웠지만, 호텔 직통 번호를 안내하고 레이트 체크아웃을 제공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투숙 후 피드백 점수는 만점이었고, "다른 호텔 예약이 후회될 정도였다"는 말과 함께 컴플레인에 대한 미안함까지 전해왔다. "불편한 상황도 마지막 인상을 어떻게 남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그때 다시 배웠어요."

비대면·디지털화 흐름 속에서도 그녀가 고집하는 것은 사람의 눈 맞춤이다. "고객의 감정을 읽고 즉각적으로 공감하는 역할은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어요."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뉴얼대로만 하면 오히려 갈등이 생기기 쉬워요.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 그게 고객 응대의 가장 기본입니다."

10년 된 호텔, 새 이름으로
이름이 바뀐 호텔에서 세 사람은 여전히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왼쪽부터) 신만중 재경부 이사, 김지혜 객실부 과장, 이상완 총주방장

코로나 이후 4년 연속 객단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이 호텔은 올해도 같은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2025년 9월부터는 서울역 공항철도와 호텔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가 하루 8회 운행 중이며, 22층에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 겸 바 'THE 22 남대문 베이커리&바'도 새롭게 들어섰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한국 지사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4위에 오른 배경에는 이처럼 10년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이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이라는 새 이름 아래, 그 사람들이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