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인공지능(AI)으로 수치화해 진료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실제 임상 현장에 도입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을 AI로 정량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진료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에는 영상 판독을 통해 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정성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축적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축적 여부와 정도는 질환 진단과 치료 방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AI 기반 아밀로이드 PET 정량분석 리포트 예시. 환자별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아밀로이드 축적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뇌척수액 검사와 PET 검사가 활용된다. 이 가운데 PET 검사는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뇌 내 병리 변화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 검사로,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병원은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NCM-Brain’을 활용해 PE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환자별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수치화한 결과를 진료에 참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없이도 PET 영상만으로 분석할 수 있어, 체내 금속 삽입 등으로 MRI 검사가 어려운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이러한 정량 분석 결과를 기존 영상 판독과 함께 참고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영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진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희성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AI 기반 정량 분석을 통해 PET 영상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영상 판독과 정량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면 치매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분석 방식의 정확도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AI 기반 분석이 기존 판독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어떻게 활용될지에 따라 실제 진단 과정에서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영상 판독에 정량 데이터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실제 진료에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치매 진단 과정이 보다 객관화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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