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모니터링·AI 영상 장비 도입…진료·간호 방식 달라져
실시간 대응 가능해졌지만 알람 피로·책임 공백은 과제

“기존에는 일정 시간마다 병실에 직접 가서 산소포화도와 맥박 등을 측정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 시간에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수술 후 회복 환자나 고령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시티병원 6병동 박혜진 수간호사의 말이다. 지난해 10월 입원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를 도입한 이후 병동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씨어스는 15일 동탄시티병원에서 스마트병원 미디어 투어를 열고, 씽크가 실제 병동에서 운영되는 현장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이 씽크가 적용된 병동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정아 기자

동탄이 속한 화성시는 수도권 신도시 개발과 함께 인구가 빠르게 늘었지만,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은 없다.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비해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동탄시티병원 김미영 행정원장은 “화성시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고, 의료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력 부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체감해 왔다”며 “스마트 병동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는 특정 병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씨어스 강대엽 CSO 부사장은 “국내 간호 인력은 OECD 주요 국가 대비 환자 1인당 부담이 높은 수준이며, 향후 부족 문제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도적 환경도 도입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다. 씽크는 원격 심박 기술에 의한 심전도 침상 감시 등에 건강보험 급여 수가가 적용된다. 씨어스 관계자는 환자 본인 부담이 일반 환자 기준 2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정원장은 “급여 적용이 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도입을 검토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도입 과정은 신중하게 진행됐다. 김 행정원장은 “2022년 추진단을 구성해 임상 허가를 받은 다양한 AI 제품을 검토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도입을 결정했다”며 “논문과 기술 자료를 통해 검증된 제품만 임상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씽크는 환자 몸에 부착된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심전도, 산소포화도, 체온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간호 스테이션과 담당 의사에게 알람이 전달되는 구조다. 현재 간호간병통합병동 약 90병상에 적용돼 있으며, 전체 병상으로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도입 이후 간호 업무는 일정 시간마다 병실을 방문해 측정·기록하던 방식에서, 환자 상태 변화에 대응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박혜진 수간호사는 “알람을 통해 환자 상태를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직접 요청하기 어려운 환자 상황도 확인할 수 있어 돌봄의 질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느끼는 변화도 크다. 김범석 관절센터 원장은 “수술하고 나서 퇴근하는데, 씽크 시스템이 있으니까 마음이 좀 더 편해진다”며 “문제가 되는 환자를 알람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의료진이 반드시 확인하게 되는 구조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변화는 병동을 넘어 진단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장기 인식과 측정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반복 촬영이 줄고, 검사 일관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담당 의료진은 “검사자 숙련도에 따른 편차가 줄었다”고 말했다. MRI 등 영상 검사 역시 검사 시간이 단축되는 등 운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병원은 GE헬스케어와 협력해 AI 영상센터를 별도로 구축·운영 중이다.

동탄시티병원 AI 영상센터의 CT 검사실.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한계도 지적된다. 웨어러블 기기는 환자 상태에 따라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고,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일시적으로 제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고지성 간호본부장은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알람이 많이 울리면서 간호사들의 피로도 역시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알람을 줄이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람 기준은 담당의 처방을 바탕으로 환자별 또는 병동 단위로 설정된다. 데이터가 늘어난 만큼 이를 해석하고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알람 오류로 인한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역시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강대엽 부사장은 “책임 소재에 대한 것은 계속 깊이 있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씽크는 현재 전국 170여 개 병원, 약 1만7000병상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도입이 늘고 있다는 점은 이 기술이 채우려는 공백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병동과 진단실에서는 데이터 기반 운영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이 데이터가 외래나 1차 의료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알람 피로와 책임 공백을 제도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병원 안에서 시작된 변화가 의료 체계 전반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속도에 맞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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