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LM 500h, 이동이 곧 경험이 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순간부터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렉서스 LM 500h의 실내는 고급스러운 거실처럼 넓고 편안하며, 탑승하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체험으로 바뀌는 느낌을 준다.
운전석에 앉아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기존 미니밴과는 확실히 다른 존재감을 체감할 수 있다. 시트 하나, 공간 배치 하나까지 세심하게 설계돼 있어 경쟁 모델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이다. LM 500h는 이동이라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준다.
외관부터 느껴지는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품격 있는 우아함'을 핵심으로 한 디자인은 단순히 화려함에 그치지 않고, 절제된 선과 면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면부의 스핀들 보디는 기존의 강렬함에 세련된 일체감을 더했다. 보디 컬러와 동일하게 처리된 심리스 그릴은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공기역학적 기능까지 고려한 결과물이다.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시선과 함께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하며, 정교한 크롬 마감이 더해져 고급스러움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전달한다.
측면부로 시선을 옮기면, 낮고 길게 뻗은 벨트 라인이 이 차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뒷좌석 중심의 차량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블랙아웃 처리된 필러는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19인치 멀티 스포크 단조 알루미늄 휠은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뒷받침한다. 후면부 역시 인상적이다. 입체적으로 이어지는 라인과 L자형 시그니처 바 램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며, 섬세한 디테일로 균형 잡힌 미감을 구현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분위기는 또 한 번 달라진다. 인간 중심 설계를 기반으로 한 타즈나 콘셉트는 운전자와 차량의 일체감을 극대화한다. 수평과 수직으로 정돈된 구조는 직관적이며, 시선과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리얼 우드 스티어링 휠은 자연 소재 특유의 따뜻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전하며, 섬세한 마감에서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차의 진가는 역시 2열에서 완성된다.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는 순간, '차'라는 개념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대신 고급 라운지에 들어온 듯한 아늑함과 여유가 공간을 채운다. 넉넉한 전고를 활용한 개방감, 듀얼 글라스 루프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그리고 시각적 번잡함을 최소화한 인테리어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편안하게 만든다.
VIP 시트는 이 차량의 핵심이다. 모션 캡쳐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된 시트는 신체를 정교하게 지지하며, 최대 76.5도까지 기울어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은 장거리 이동에서도 완벽한 휴식을 제공한다. 여기에 7가지 릴랙세이션 프로그램이 더해져, 단순한 착석을 넘어 '케어'에 가까운 경험을 선사한다.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이어지는 마사지 기능은 이동 중 쌓이는 피로를 자연스럽게 풀어준다.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이 공간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다. 32:9 비율의 압도적인 화면은 업무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며, 좌우 분리 화면과 독립 오디오 출력 기능은 탑승자 각각의 취향까지 세심하게 배려한다. 여기에 파티션은 수직 개폐와 디밍 글라스 기능을 적용해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며,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개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세심함은 작은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독립 제어가 가능한 루프 셰이드, 스마트 터치 컨트롤러, 전용 냉장고, 다양한 수납공간까지 모든 구성은 탑승자의 '필요'를 미리 읽고 준비한 듯하다. 특히 리어 클라이밋 컨시어지 기능은 공조, 조명, 시트 포지션을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하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주행 중 느껴지는 정숙성과 안정감 역시 인상적이다. 안티 바이브레이션 구조와 정교한 설계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차 안의 시간을 더욱 고요하게 만든다. 덕분에 이동하는 동안에도 온전히 휴식하거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 4개의 골프백 수납이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e-Axle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68마력과 토크 46.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습식 클러치를 탑재한 6단 자동변속기와 DIRECT4 AWD 시스템으로 100:0에서 최대 20:80까지 효과적인 전후륜 토크 배분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
일반도로에서 시속 60~80km로 주행해 보니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은 플래그십 세단 LS를 탄 것처럼 한없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스티어링 휠의 미세한 조작에도 의도하는 대로 조향한다. 급격한 코너나 울퉁불퉁한 요철에서는 TNGA GA-K 플랫폼에 새로운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후륜 트레일링 암 기반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장착돼 주행 안정성과 안락함이 뛰어나다.
특히 전자 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은 렉서스 최초로 쇽 업소버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결합해 더욱 정교하고 섬세한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노멀, 에코, 스포트, 커스텀 주행 모드에 리어 컴포트 모드를 추가해 AVS 감쇠력 특성을 2열 승차감 우선으로 변경하고 진동을 억제해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스무스 스탑 컨트롤은 정지 직전의 제동력을 조정함으로써 운전자와 탑승객의 피로도 줄이는 세심함까지 엿보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플래그십 미니밴이지만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실내 정숙성도 뛰어나다. 2.5톤의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는 민첩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소음·진동(NVH) 성능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인 ANC는 4개의 마이크로 소음 주파수를 감지해 5개의 스피커로 반대 주파수를 재생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음을 제거하고 탑승자가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윈드실드부터 2열 윈도우까지 넓게 적용된 어쿠스틱 글라스는 진동이나 소음,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을 크게 감소시키고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줄여 쾌적한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예방 안전 시스템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도 인상적이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PDA),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으로 구성됐다. 사용하면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LM 500h는 4인승 로열 그레이드, 6인승 이그제큐티브 그레이드 등 두 가지로 출시됐다.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4인승 로열 그레이드 1억9477만원, 6인승 이그제큐티브 그레이드 1억465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