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안정 환자, 베타차단제 장기 복용 재검토 근거 나왔다
국내 다기관 RCT서 ‘중단 전략 비열등성’ 확인… NEJM 게재
심근경색 이후 장기간 유지해 온 베타차단제 치료를 일부 환자에게는 중단해도 임상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해당 결과는 심장 기능이 보존된 안정 환자에 한정된 것으로, 모든 환자에게 일반화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 교수 연구팀은 심근경색 후 베타차단제 중단 전략의 안전성을 평가한 ‘SMART-DECISION’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연례학술대회에서 Late-Breaking Clinical Trial로도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2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공개표지(open-label), 무작위배정, 비열등성 임상시험이다. 연구팀은 2021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심근경색 후 최소 1년 이상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이며 심부전이 없는 환자 2,5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균 연령은 63.2세였고, 남성 비율은 87.2%였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3.1년이다.
1차 평가 지표는 모든 원인 사망, 심근경색 재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복합지표로 설정됐다. 추적 기간 해당 사건은 베타차단제 중단군(1,246명)에서 58명, 유지군(1,294명)에서 74명 발생했다. 두 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중단 전략의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심근경색 재발 역시 중단군 25명, 유지군 23명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심장 기능이 보존되고 임상적으로 안정된 환자군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유지하지 않아도 주요 임상 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중단 전략이 유지 전략보다 우월함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불리하지 않음을 확인한 수준이다.
이번 연구는 치료 여부를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인지하는 공개표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일부 평가 지표에서는 임상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연구 대상이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안정 환자에 한정돼 있어 심부전 환자나 고위험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추적관찰 기간이 약 3.1년에 그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장기적으로 약물 중단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로, 다양한 인종과 의료 환경에서의 재현성 검증도 요구된다.
한주용 교수는 “안정된 상태의 심근경색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이 유지 전략에 비해 비열등함을 보였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장기 약물 치료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