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 "한소희와의 동갑내기 여배우의 투톱 물…아이코닉하게 보였으면" [인터뷰]
전종서가 영화 '프로젝트 Y'에 담긴 마음을 전했다. '프로젝트 Y'는 어두운 밤거리에서 살아가던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우연히 알게 된 검은돈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동갑내기이기도 한 전종서와 한소희는 '프로젝트 Y'의 제안받았을 때 함께 있었고, 그의 표현대로 함께 "이상한 용기"를 냈다. 그렇게 강렬한 영화의 색채 속에 두 배우는 자리했다. 가장 거칠고, 솔직했던 시절에 만난 영화 속 미선과 도경은 끝까지 손을 잡고 내달린다. 전종서와 한소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Q. '프로젝트 Y'의 제안받고 어떤 지점에서 매력을 느꼈나.
"처음 이 시나리오에 끌린 건 한 줄 로그 라인이었다. '인생 벼랑 끝 두 동갑내기 여자애가 한밤중 검은돈에 손을 대며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읽는데, 술술 읽혔다. '이건 해도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영화가 유난히 힘들었던 해였다. 그런데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용기를 낸 것 같다. 그래서 한번 도전해 보자고 의기투합했다."
Q. 도경과 미선은 같은 나이이고, 같은 밤거리에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상반된 성격들이 서로를 더 조화롭게 한다. 도경에 관한 생각이 궁금하다.
"도경을 봤을 때, 터프하고, 강인해 보이지만, 사실 끝까지 가다 보면, 유리알 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겠고, 깨질 것 같은 반전을 가진 인물이기를 바랐다. 오히려 한소희가 맡은 미선은 연약하고 섬세할 것 같지만, 의외로 행동파이고, 강력하고, 묵직하고 질긴 지점이 있다. 서로의 그런 반전의 요소를 가져가며, 둘이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는 모습이길 바랐다. 둘이지만 하나로 보이는 것처럼 끝까지 손잡고 가보자고 이야기하며 도경을 쌓아 올라갔다."
Q. 그렇게 함께한 동갑내기 한소희와의 현장은 어땠나.
"저희가 연기적인 것에 대해 깊숙하게 이야기하고, 장면에 대한 고민을 나눌 겨를이 없는 현장이었다. 시간상으로 쫓기며 찍어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날씨도 춥고, 육체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야 했다. 그런데 제 옆에서 저와 거의 모든 장면에 동행하는 인물이 그 친구였고, 둘이 누구 하나 뒤처짐 없이 함께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힘이 됐다. 어느 순간 리듬이 맞춰졌던 것 같다."
Q. 둘이 마지막까지 손잡고 달려가는 작품인데, 굉장히 또 둘 다 색이 강렬하지 않나. 그 균형에 관한 이야기도 했을 것 같다.
"여러 작품 속에서 혼자 하는 연기를 해온 적도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관객들이 누구 한 명으로 기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처음부터 있었다. 그래서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떤 장면 하나를 찍어도 가장 중요한 것을 호흡이라고 생각했다. 한쪽으로 쏠린다고 생각하면, 빠르게 이야기하고, 감시하며, 감독님과 회의를 거쳐 다시 촬영하기도 했다. 미선과 도경이 버디 물처럼 끝까지 손잡고 가는 느낌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며 촬영을 시작하고 마친 것 같다."
Q. 엄마 '가영' 역의 김신록 배우와의 호흡도 강렬했다.
"가족이지만, 악연이다. 필요한 상황이 되며 다시 찾아가는데, 엄마를 살리러 간 딸이 한 번 더 버림받게 되는 순간이었다. 엄마에게 버림받는 짐승 같은 모습을 연기하고 싶었다. 차 안에서 눈물짓는 장면은 원래 '도경이가 폭발하듯 울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저는 도경이가 '왜 내 눈에서 눈물이 나지?', '왜 저 여자 때문에 울고 있지?' 등의 감정을 체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물이 나도록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재촬영 끝에 드라이하게 우는 방향으로 선택하게 됐다."
Q. 이환 감독은 전작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의 작품으로 강렬한 색을 보여줬다. 함께하며 어떤 생각으로 임했는지 궁금하다.
"전작은 호불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되게 좋아하는 편이다. 날 것 그대로인 걸 보여주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이 가진 메시지도 통일성 있다고 생각했다. 거침없고, 솔직하고, 젊음의 패기도 있고, 성장이 담긴 것 같다. 그런 지점에서 '프로젝트 Y'에도 그 컬러감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도경이에게 감독님의 색이 많이 묻어있길 바랐다. 도경이에게 과감하게 담겨있어서, 그것이 영화의 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버닝' 이후 독보적인 '전종서만의 작품 목록'를 쌓아오고 있는 것 같다. 돌아보면 어떤가.
"제20대를 돌아보면, 거침없이 선택하고, 거침없이 달려간 것 같다. 그때 좋아했던 것들은 참 명확하게 보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몰랐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 달라지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품과 연기이기도 하니까, 새로운 선택에서 중요한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여전히 경험이 제일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서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것들이 체득되면 뭔가를 선택하는 데 좋은 양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종서는 '프로젝트 Y'의 'Y'가 "YOUTH(젊음)"으로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 그대로 그에게 '프로젝트 Y'는 한 편의 장르이자 하나의 시기가 담겨있다. 그는 이 영화가 아이코닉하게 기억되길 바랐고, 그 바람이 도경과 미선에게 담겼다. 가장 솔직한 시절 인연은 그렇게 관객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