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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퍼스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보안 보고서(Security Bulletin)’를 발표하고, AI가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13일 밝혔다. 인간 중심의 스토리·퍼포먼스·시각적 경험 같은 산업의 핵심 상품 자체를 생성하고 모방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보호해야 할 자산과 공격 표면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스퍼스키는 실제로 AI는 방어 측면에서는 이상 징후 탐지 속도를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공격자에게는 시장을 모델링하고 인프라를 탐색하며 설득력 있는 악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나 라키나 카스퍼스키 웹 콘텐츠 분석 전문가는 “AI가 대부분의 신규 보안 위험을 관통하는 핵심 축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스튜디오와 플랫폼, 권리 보유자는 AI 시스템과 데이터를 단순한 창작 도구가 아니라 핵심 공격 표면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보안과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AI 활용도가 높아지며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며 “창작 자산을 보호하고 고객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보안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올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맞닥뜨릴 핵심 보안 위협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티켓 시장에서는 AI 기반 동적 가격 책정이 더 빠르고 세분화되는 동시에, 암표상과 악성 행위자들이 AI를 활용해 수익성이 큰 이벤트를 선별하고 대규모 봇을 운용하며 여러 플랫폼의 재판매 가격을 통합 관리하는 등 ‘알고리즘 경쟁자’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아티스트가 정가를 유지해도 2차 시장에서는 AI가 수요 신호에 따라 가격을 실시간 조정하면서 사실상의 ‘동적 가격’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 현장에선 AI 기반 VFX 도구가 대중화되며 보안 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급 CGI가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을 통해 더 쉽게 활용되면, 스튜디오가 소규모 벤더와 프리랜서 네트워크 등 외부 협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공급망 보안의 약한 고리가 늘어난다는 취지다. 공격자가 렌더 팜이나 플러그인, 소규모 포스트 프로덕션 제작사를 먼저 침해해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화된 스튜디오 환경을 우회하고 공개 전 시퀀스·자산·에피소드를 은밀히 탈취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 인프라 영역에서는 CDN이 직접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미공개 에피소드, 게임 빌드, 라이브 스트리밍 같은 고가치 콘텐츠가 소수 CDN 제공업체에 집중되는 구조에서, AI로 강화된 공격자가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매핑하고 저장 위치를 파악하며 취약한 자격 증명이나 설정 오류를 탐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침해만으로 여러 타이틀이 동시에 노출되거나 정상 스트림에 악성 코드가 삽입되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게임과 팬 커뮤니티에서는 AI 생성 도구 보편화가 또 다른 위험을 만든다고 봤다. 일부 이용자가 게임 내 AI 동료나 콘텐츠 편집기를 ‘탈옥’하고 외부 생성형 모델로 과도한 폭력성·성적 요소 등 원래 차단됐어야 할 콘텐츠를 생성한 뒤 게임·모드·팬 영상에 삽입해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학습 또는 미세 조정 데이터가 충분히 정제되지 않으면 가사·대사·이미지 등에 실제 이름이나 식별 가능한 정보가 포함되는 등 개인정보가 ‘창작물 형태’로 새어 나갈 위험도 존재한다고 했다.

규제·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된다. 입법 기관과 산업 단체가 AI 생성 미디어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저작권 보호 콘텐츠 학습에 대한 동의·라이선스 규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기업 내부에 이를 감독하는 ‘AI 거버넌스 담당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영화 촬영 현장의 코로나 컴플라이언스 매니저처럼, AI 도구의 학습 방식과 제작·마케팅 활용, 계약·법적 요건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이 새로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스퍼스키는 대응 방향으로 티켓팅·제작·배급·팬 플랫폼 전반에서 AI 활용 지점을 파악하고 이를 위협 모델링과 위험 평가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또 클라우드 기반 또는 AI 지원 도구를 쓰는 VFX·포스트 프로덕션 벤더에 대한 보안 요구사항과 모니터링 강화, CDN 아키텍처 재검토와 심층 이상 징후 탐지 구현, 게임·마케팅·팬 대상 서비스에 적용된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보관 정책·허용 출력 범위에 대한 보안·프라이버시 검토 필요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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