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댄 스테이플 지멘스DISW 부사장 “AI, 의미 있는 작업에 더 빠르게 닿도록 돕는다”
“AI는 엔지니어 대체 아닌 반복 작업 경감 도구”
AI 자동 도면 생성으로 70~80% 완성 상태서 출발
향후 3~5년 내 더 연결되고 지능적인 설계 환경 도래
“인공지능(AI)은 엔지니어를 대체하지도, 설계를 대신해 주지도 않습니다. 의사결정은 여전히 엔지니어의 몫이며, 창의력과 엔지니어링 경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AI는 단지 번거로움을 줄여 보다 의미 있는 작업에 더 빠르게 닿을 수 있도록 도울 뿐입니다.”
댄 스테이플 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지멘스DISW) R&D 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10월 업데이트한 디자인센터 솔리드 엣지(Designcenter Solid Edge)의 출시와 함께 AI가 가져올 CAD 및 메커니컬(Mechanical) 설계 분야에서 가져올 큰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엔지니어들이 본연의 전문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 AI로 도면 자동 생성… “설계 집중 시간 늘린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이번 디자인센터 솔리드 엣지 2026의 핵심 변화로 속도, 직관성, 일상적인 사용성을 꼽았다. 그는 “반복적인 단계를 줄이고 일반적인 워크플로우를 간소화하는 다양한 AI 지원 도구가 도입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 도면 생성’과 ‘마그네틱 스냅 어셈블리(Magnetic Snap Assembly)’와 같은 기능이다. AI 기반 ‘디자인 코파일럿’은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상황에 맞는 지원을 직접 제공해 사용자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기반 자동 도면 생성 기능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도면이 처음부터 70~80% 완성된 상태로 제공된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소프트웨어가 주요 뷰를 배치하고 핵심 치수를 적용하며, 적절한 제도 표준을 자동으로 따른다”며 “엔지니어는 도면을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대신 검토와 마무리 작업부터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그네틱 스냅 어셈블리는 3D 조립 작업 방식을 바꾼다. 부품을 제자리에 옮기면 시스템이 형상을 이해하고 올바른 구속 관계를 자동으로 적용한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구속 조건을 하나하나 선택해 적용하는 방식보다는, 부품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수작업 조립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두 기능은 번거로운 작업을 줄이고 엔지니어가 설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핵심 모델링 환경도 대폭 강화됐다. 다중 엣지 플랜지(flange) 다듬기, 탭(Tab)과 슬롯(Slot) 자동화, 신규 벽 두께 제어 기능 등 부품과 판금 설계가 개선됐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다크 테마(Dark Theme), 새롭게 구성된 커맨드 바, 대규모 어셈블리를 1인칭 시점으로 탐색할 수 있는 ‘워크쓰루(Walkthrough)’ 도구 등이 추가됐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AI가 CAD 및 메커니컬 설계 분야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오늘날 상당량의 시간이 엔지니어링 판단이 불필요한 작업, 즉 클릭, 검색, 설정, 세부 사항 관리 등에 할애되고 있다”며 “이제 AI는 도면 생성과 부품 배치, 적시에 적절한 명령을 제안하는 것 등의 작업을 도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데 소모되던 시간을 줄이고, 실질적인 설계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스테이플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엔지니어링 업무의 성격 자체를 바꾸게 된다”며 “엔지니어는 메뉴와 설정을 오가며 작업하는 대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다양한 옵션을 테스트하며 설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AI는 엔지니어링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본연의 전문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해 준다”고 강조했다.
지멘스DISW가 온프레미스·클라우드·하이브리드 환경을 모두 지원하는 전략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스테이플 부사장은 “엔지니어링 팀마다 일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고객은 온프레미스 환경이 제공하는 제어와 보안을 필요로 하고, 어떤 고객은 클라우드가 주는 편의성과 내장된 관리 기능을 원한다”며 “지멘스의 역할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모델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비즈니스, 산업, IT 전략에 맞는 환경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멘스에게 유연성은 미래의 목표가 아닌 필수 조건”이라며 “고객이 지멘스DISW의 스케줄이 아닌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신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 “설계 효율이 제조 비용 절감으로 직결된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대형 어셈블리나 판금 부문의 개선이 기업의 제조 리드타임 단축과 비용 절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가 부품을 더 빠르게 배치하고 가시성을 보다 쉽게 관리하며 지연 없이 복잡한 모델을 탐색할 수 있다면 작업을 더욱 신속하게 마칠 수 있다”며 “이는 설계 반복 횟수 감소와 병목 현상 완화는 물론, 제품 제작 부서로의 빠른 인계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판금 도구의 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다중 엣지 플랜지 다듬기, 탭앤슬롯(Tab and Slot) 생성, 벽 두께 변환과 같은 작업을 자동화하면 수많은 수작업 정리 과정을 줄일 수 있다”며 “각 단계는 한 번에 몇 분 정도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를 수백 개의 부품과 여러 차례의 수정 작업에 적용하면 절감 효과는 빠르게 누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자동화가 제조 지연으로 이어지기 쉬운 작은 모델링 오류를 줄여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더 빠르고 깔끔한 설계는 더 정확한 도면과 모델로 이어지고, 정확한 데이터는 현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문제를 줄인다”며 “이러한 문제가 줄어들수록 전체 제작 기간은 단축되며 비용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설계-제조-검증’ 전 과정의 문서화 및 규정 준수 기능이 강화된 배경에 대해 스테이플 부사장은 “여러 산업에 걸쳐 명확하고 정확하며 감사 대응이 가능한 문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체들은 강화된 규제와 복잡한 공급망, 추적성에 대한 높아진 기대에 직면해 있다”며 “설계 단계에서 제조 단계로 전달되는 데이터는 완전하고 일관되며, 쉽게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 기반 정의(MBD) 강화, 자동 홀 공차, 보다 풍부한 3D PDF Export 기능은 이러한 현실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기업은 설계 의도를 한 번에 담아내고, 수작업 주석 작업을 줄이며, 정보가 도면, 이메일, 스프레드시트에 분산될 때 발생하는 오류를 피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센터 X 솔리드 엣지’가 분산 제조 조직에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 스테이플 부사장은 “익숙한 데스크톱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조직의 작업 속도를 늦추던 요소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업데이트, 설정, 데이터가 모두 클라우드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별도의 재설정 없이 서로 다른 컴퓨터를 오갈 수 있다. 어디에서 로그인하든 설정과 파일, 설계 이력이 일관되게 유지된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팀센터 X(Teamcenter X) 기반 데이터 관리 기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팀은 별도의 설정 없이도 즉시 체계적이고 안전한 설계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며 “개정 이력 추적과 체크인, 체크아웃 기능이 자동으로 처리되며, 별도의 설치나 추가 구매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팀센터 쉐어가 함께 제공돼 설계 검토, 코멘트 작성, 작업 추적, 파일 공유가 어디서나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그는 “설계 전문가는 데스크톱에서 작업하고, 관리자는 태블릿에서 주석을 검토하며, 공급업체는 스마트폰으로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며 “모든 사용자는 명확한 버전 이력과 함께 정확한 데이터에 연결되며, 파일을 직접 주고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 “3~5년 내 엔지니어에게 더 높은 자유도 제공”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AI·자동화·클라우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테이플 부사장은 지멘스DISW의 차별점에 대해 “우리의 AI 작업이 수십 년간의 실제 엔지니어링 기술 위에 구축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엣지에 AI를 추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실질적으로 엔지니어들의 시간이 들어가는 워크플로우인 설계, 시뮬레이션, 검증에 직접 AI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지멘스DISW가 AI가 진정으로 유용해지기 위해 필요한 물리학, 모델링 도구, 분야 전문성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단절된 상태로 실험만 하는 것도 아니며 지멘스DISW의 AI는 실제 고객의 문제 해결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속도를 높이고, 훨씬 더 많은 설계 반복 작업을 탐색하며, 수시간의 수작업이 필요했던 작업을 자동화해 왔다. 그는 “고객들은 이미 이론적 이점이 아닌 실질적인 시간 절감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AI에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고객이 매년 실질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개선 효과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차세대 설계 도구 구축에 대한 지멘스의 장기적인 철학에 대해 스테이플 부사장은 “강력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모든 사용자가 더 쉽고 직관적이며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작업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줄이고, 인터페이스를 간소화하며,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의 작동 방식보다는 실제 설계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다른 CAD 시스템에서 전환해 오는 사용자들도 디자인센터 솔리드 엣지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직관적인 조작 방식, 명확한 시각적 안내, 일관된 워크플로우는 신규 사용자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하며, 동시에 숙련된 사용자에게는 더 깔끔하고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멘스DISW의 비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프트웨어가 ‘번거로운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엔지니어는 창의적 사고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스테이플 부사장은 “전문적인 설계가 요구하는 깊이와 정밀도를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더 가볍고, 더 스마트하며, 더 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젊은 엔지니어 세대를 위한 진입 장벽 완화 전략에 대해서는 “차세대 엔지니어들의 기준은 AI 네이티브 도구, 클라우드 네이티브 경험, 빠르고 간소화된 학습 경로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이들이 이미 익숙한 환경과 방식에 맞춰 다가가는 것이 전략”이라고 답했다. 지멘스는 AI 지원 명령어, 앱 내 가이드, 디자인 코파일럿 등을 통해 신규 사용자가 문서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도 신속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목표는 전문 CAD가 주는 부담감을 줄이고 초기 학습을 자연스러운 탐구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플 부사장은 향후 3~5년간의 전망에 대해 “현재 대부분의 팀이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연결되고 지능적이며 적응력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환경으로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는 엔지니어의 작업 속도를 저하시키는 수작업 부담을 줄이는 데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면 작성, 부품 조립, 제조 가능성 검증 같은 작업들은 점차 자동화될 것이며, 엔지니어들은 세부 사항을 관리하기보다 의사결정을 안내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핵심 요구사항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고객은 고립된 도구가 아닌, 기계, 전기, 시뮬레이션, 제조 워크플로우 간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3~5년은 엔지니어에게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반복적인 작업, 단절된 시스템, 경직된 워크플로우로부터의 자유를 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댄 스테이플 지멘스DISW 메인스트림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부문 부사장은 인터그래프(Intergraph),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스(SensAble Technologies), UGS 등 기계 CAD 산업에서 2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지멘스DISW의 솔리드 엣지 제품군을 초기 버전을 정의하고 배포, 발전을 관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