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연식변경을 거치며 기존 고객들의 요구가 실제 주행 경험 속에 녹아들었다는 인상이 분명하다. 여기에 캠핑과 아웃도어 활용을 염두에 둔 '에스카파드(Escapade)' 모델까지 더해지며, 선택의 이유는 한층 명확해졌다.

시승 내내 체감되는 것은 단순히 연비가 좋은 도심형 하이브리드 SUV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공간 활용성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보강되며 사용 환경이 훨씬 넓어졌고, 기존 강점이었던 효율성과 주행 질감은 그대로 유지됐다.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실사용 관점에서 개선되며,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상품성 측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시승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진행했다. 시승차는 지난 9월 출시된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버전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이름 그대로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과 아웃도어 감성을 담은 부분이 특징이다.

외관은 전용 20인치 다크 틴티드 알로이 휠, 블랙 바디 키트와 휠 아치 몰딩이 적용돼 묵직하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스터마이징 플레이트도 제공돼 원하는 문구를 새겨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특별한 소장 가치를 더해준다. 실내는 라이트 브라운 퀼팅 가죽 시트와 블랙 러버 매트가 기본 적용돼 오염에 강하고 아웃도어 감성이 잘 살렸다. 

연식변경을 통해 외관 컬러에도 변화가 생겼다.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라는 무광 타입 컬러가 추가돼 고급스러움이 한층 살아나고 실내에는 에스프리 알핀 전용 퓨어 그레이 나파 인조가죽 시트가 적용돼 밝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에 시승한 에스카파드 버전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으나 2026년형에서 가장 반가운 사양 중 하나는 바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슬라이딩 방식이 아니라 유리 패널이 위로 열리는 탑 슬라이더 방식을 채택하고 여기에 더해 윈드 디플렉터까지 추가되면서 바람 소음을 줄였고, 무엇보다 동급 최고 수준의 헤드룸과 무릎공간을 그대로 확보한 부분이 눈에 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실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운전석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3개의 12.3인치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이번에는 단순히 화면이 크다에 그치지 않고, 공조 위젯 추가 같은 UI 개선으로 직관성이 향상됐다. 

특히 새롭게 탑재된 'R:아케이드 게임'은 자동차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20가지 캐주얼 게임을 제공, 스마트폰을 게임 패드처럼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1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이후에는 동의를 거쳐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노래방 서비스 'R∙비트'도 이번에 새롭게 추가됐다. 전용 무선 마이크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차 안이 바로 노래방으로 바뀌게 되는 설정으로 장거리 여행이나 가족들 나들이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그랑 콜레오스의 매력은 여전히 다양하게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꼽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의 경우 4기통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45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모터 덕분에 저속 주행에서 정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는 듀얼 모터 시스템에 3단 기어 및 컨트롤러가 내재된 인버터를 모두 결합한 일체형 구조다. 이러한 일체형 구조를 통한 최적화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100kg 가까운 경량화를 구현했다. 이 같은 경량화는 높은 연비 실현에도 기여한다.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은 도심 구간에서 전체 주행 거리의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운행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가솔린 엔진 대비 최대 40%까지 연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최적화했으며,(내부 시험 결과 기준) 1회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1000km)이 가능하다. 회생제동은 3단계 중 하나로 설정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제동 수준을 조절하거나 연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주행 모드는 다섯 가지다.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춘 에코 모드, 편안하고 균형 잡힌 컴포트 모드,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 눈길 등 미끄러운 조건에서의 신뢰할 수 있는 스노 모드를 제공한다. 특히 소비자의 운전 형태를 분석 후 모드를 전환하는 인공지능(AI) 모드도 탑재하고 있다. AI 모드를 통해 기존 컴포트, 에코, 스포츠 등 운전 모드로 자동 전환이 이뤄진다.

모터와 엔진 그리고 변속기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속도를 낮추고 높이는 모든 과정에 스트레스가 없다. 속도의 영역과 관계없이 일관성을 끝까지 유지한다.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가끔 신경이 쓰인 모터의 회전 소음 그리고 엔진의 거친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또한, 요철 구간을 저속 주행으로 통과할 때, 실내로 전해오는 진동을 최소한으로 억제해 정숙성이 우수한 점 역시 장점이다.

고속 구간에서도 만족스럽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가속력이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해 만족스럽다. 과속 방지턱, 굽은 길, 교차로에서는 빠르게 방향을 틀 때 차체의 균형이 알맞게 유지된다. 여기에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 / 성열휘 기자

시승차 에스카파드 버전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은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하나는 선루프 버전, 또 다른 하나는 루프박스 버전이다. 루프박스 버전의 경우 캠핑이나 장거리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하고, 시속 120km 이하에서는 풍절음도 만날 수 없는 일체형으로 제작된 부분이 장점이다. 

안전 사양도 눈에 띈다.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 기술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를 활성화하면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풀 오토 파킹 보조 시스템은 알아서 주차할 공간을 찾아주고, 원하는 주차 공간을 선택하면 차량이 페달 및 핸들 조작을 해주어 편리하다.

전체적으로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단순한 연식변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실제 주행과 사용 과정에서 변화가 분명하게 체감된다. 사용자 경험 전반을 다듬는 데 집중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고, 아웃도어 감성을 강화한 방향성도 분명하다. 강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주행 중 편의성을 높였고, 신규 컬러와 소재는 탑승 내내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개성 있는 에스카파드까지 더해지며, 일상 주행부터 주말 레저까지 폭넓게 어울리는 모델로 완성됐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는 하이브리드 E-테크 기준 선루프 버전 4500만9000원, 루프박스 버전 4581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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