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의도서 한국팸테크산업협의체 발족식
차헬스케어·카카오·카이헬스 등 10개 업체 참여
산·학·연·병 협력으로 기술·임상 플랫폼 구축

한국펨테크산업협의체 발족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여성 건강과 기술을 결합한 ‘펨테크(FemTech)’ 산업 육성을 위한 민간 협의체가 공식 출범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여성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산업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산·학·연·병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는 17일 한국펨테크산업협의체 발족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차헬스케어, 차병원을 비롯해 카카오헬스케어, 카이헬스, 아이도트, 휴레이포지티브, 이너웨이브, 수젠텍, 루닛, 휴먼스케이프 등 10개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심기준 한국펨테크산업협의체 회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출범한 협의체가 산업계와 의료계, 연구기관을 잇는 논의의 장이 돼 펨테크 산업 도약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덕규 기자

이날 심기준 한국펨테크산업협의체 회장은 축사를 통해 펨테크 산업의 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여성 건강은 단순히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만성 질환 증가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오늘 출범한 협의체가 산업계와 의료계, 연구기관을 잇는 논의의 장이 돼 펨테크 산업 도약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선 펨테크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의체의 비전과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를 맡은 이준영 차헬스케어 전무는 “펨테크라는 용어 자체는 나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여성 건강이라는 주제와 AI 기술의 결합을 통해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영 차헬스케어 전무는 여성 건강이라는 주제와 AI 기술의 결합을 통해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덕규 기자

그러나 국내 펨테크 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전무는 “우리나라 펨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단편화된 생태계와 월경·임신·난임 등 특정 영역에 집중된 현황이 애로사항”이라고 진단했다. 개별 기업들이 기술 개발, 임상 검증, 마케팅을 각각 수행하면서 R&D 비용과 시간이 중복되고, 임상 데이터 축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연구기관과의 협력 단절 문제도 구조적 과제로 꼽힌다. 그는 “국내 펨테크 시장은 AI 진단 기기보다 소프트웨어나 앱 비중이 높아 임상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의료기기든 건강관리 서비스든 의료기관 내 검증과 실증이 필수지만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나 FDA 인허가 장벽, 펨테크 특화 R&D 및 실증 사업 부족 등 규제·정책 환경의 한계도 과제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 요인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전무는 “세계적 수준의 의료 기술과 AI·IT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수요가 결합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AI 진단 기기 등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수출액은 45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45.4% 증가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펨테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과 가능성을 바탕으로 출범한 것이 한국펨테크산업협의체다. 협의체는 기업·의료기관·연구기관 간 협력을 통해 기술·임상 플랫폼을 구축하고, 규제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K-펨테크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비전과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술·임상 협력 플랫폼 구축 △규제 혁신과 정책 제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3대 전략으로 내세웠다. R&D 공동 과제와 데이터 공유, 기술 표준화를 통한 산·학·연·병 협력을 추진하고, 보건복지부·과기정통부·산업부·중기부 등 관계 부처와 정례 협의체를 운영해 정책 제안 채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협의체는 단순한 네트워크를 넘어 기업·병원·정부가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와 글로벌 시장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전무는 “펨테크 기업의 성공이 곧 한국 디지털 혁신의 미래”라며 “지금이 산업 진흥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내년에는 국내 펨테크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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