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서 기자간담회
韓 이용자에게 업무 파트너… ‘문서 작업’에 활용
GS건설·LG유플러스 등 기업에 AI 도입 사례 소개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가 한국의 AI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환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당 챗GPT 유료 이용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자 AI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입니다. 오픈AI가 한국의 AX 최적의 파트너가 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의 말이다. 그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 열린 오픈AI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 AI에 대한 통찰과 기업들의 AI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월 취임한 김 대표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처음 공식 인사하는 자리로, 챗GPT 출시 3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김 대표는 “챗GPT가 세상에 나온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그동안 나온 어떤 기술보다 가장 빠르게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른 서비스들이 1억명의 활성 이용자에 도달하는 데 8년도 걸렸지만, 챗GPT는 약 9개월 만에 이 마일스톤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 이용자들의 챗GPT 활용 패턴이 글로벌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한국 이용자들의 약 5억여 건의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문서 작업 및 커뮤니케이션이 약 30%로 가장 많았고, 실용적 조언이 21.4%로 그 뒤를 이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대상 연구와 비교하면 한국 분들은 문서 작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업무 산출을 위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업에 많이 활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한국의 이용자분들이 챗GPT를 정말 업무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기술의 비용도 크게 낮아졌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초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100만 토큰당 가격이 30달러였으나, 현재는 1.2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는 “앞으로도 가격은 더 낮아져서 더 많은 분들이 AI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챗GPT 일일 메시지는 지난해 6월 4억5000만건에서 올해 6월 26억3000만건으로 일년 새 약 6배 증가했다.

(왼쪽부터)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 상무,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담당 상무가 기업들의 AI 도입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상무)와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담당(상무)가 참석해 기업의 AI 도입 사례를 공유했다. GS건설은 한국 기업 중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가장 빠르게 도입한 조직 중 하나다. 서 상무는 “건설 산업은 수주 산업이고, 정해진 공기 안에 완성품을 납품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품질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도입 성과는 뚜렷했다. 서 상무는 “현재 일간 기준 활성 이용자가 94%, 월간으로는 99%에 이르러 글로벌 탑 수준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동료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가장 인상적인 사례로는 50대 현장 소장의 변화를 꼽았다. 서 상무는 “이전에 저희한테 ‘파워포인트로 이런 걸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던 분이 본인이 직접 챗GPT와 코딩을 해서 현장에서 작업 지시하는 앱 화면을 그려오셨다”며 “비개발자도 노코드와 함께라면 손쉬운 프로토타이핑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좋은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유스케이스 갤러리를 만들었고, 도입 100일 만에 1000건이 넘는 사례가 축적됐다. 서 상무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더 나은 것들을 만드는 여정을 통해 AI를 정말 동료처럼 여기고 일상화되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해 AI 컨택센터(AICC)를 구축했다. 정영훈 상무는 “저희 LG그룹은 엑사원이라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AI 트렌드 속에서 글로벌 최고 기업인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들에게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기존 AI와 LLM 기반 AI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시나리오 기반 정형화된 상담은 잘했지만,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고객 응대는 룰 기반 AI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다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킨 게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 기업은 내년 목표도 소개했다. 서아란 상무는 “올해가 AI 전환의 원년이었다면, 내년에는 디지털과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된 현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지난 3개월여 동안 1000여 개의 커스텀 GPT를 만들었는데, 이를 넘어 API 기반의 여러 케이스를 만들어 업무 프로세스상의 드라마틱한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정영훈 상무는 “올해 출시한 에이전트 AICC가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도록 주력하겠다”며 “초·중·고 선생님들을 위한 AI 에이전트도 출시했는데, 이러한 에이전트들을 지속 확대해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 세계에서는 100만 개가 넘는 기업이 오픈AI의 기술을 도입해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픈AI는 최근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Gartner) 평가에서 ‘이머징 리더(Emerging Leader)’로 선정된 바 있다. 김경훈 대표는 “지난 9월 오픈AI 코리아를 출범하면서 ‘AI 전환을 위한 대한민국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내년부터는 AI 전환을 원하는 기업분들을 더욱 잘 도와드리고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