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의도 FKI타워서 제조AI 컨퍼런스 패널토론
“韓, 제조 데이터·기술력 모두 갖춰”
“데이터·인재·기업 중심 전략 펼쳐야”

3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THE AI SHOW 2025(TAS 2025)’ 제조 AI 컨퍼런스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우 RTM 부대표,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 안동환 어드밴텍 부사장, 강경태 한양대ERICA AI융합연구소장(좌장). /구아현 기자

한국이 제조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1위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THE AI SHOW 2025(TAS 2025)’ 제조 AI 컨퍼런스에서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AI G3(AI 3대 강국)도 좋지만 제조 AI는 G1(1등 국가)을 목표로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제조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일본·독일·중국 정도인데 일본과 독일은 AI 기술적으로 아직 부족하고, 미국은 제조업이 쇠퇴했다”며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 5~10년 후 제조업 지형이 완전히 바뀔 것이며 지금이 골드타임”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의 AI 활용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구축 지원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 산업 근간을 이루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도입 비용 부담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AI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AI 마켓플레이스’ 구축해 중소기업들이 개발된 AI 솔루션을 사용할 때 정부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지원해 자생적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 안동환 어드밴텍 부사장. /구아현 기자

◇ “데이터·인재·투자수익률 중심 접근해야”

안동환 어드밴텍코리아 부사장도 “현재 AI 분야는 미국과 중국이 G2를 형성하고 있지만, 한국은 제조 전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G1까지 노릴 수 있는 환경”이라며 “데이터·인재·투자수익률(ROI) 중심의 전략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다만 안동환 부사장은 “AI가 100% 정확하지 않고 때로는 이상한 답을 내놓기도 하는데 제조 현장의 위험한 작업에서 잘못된 결과가 나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업 제조 AI 안전성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품질 검증과 출처 관리, AI 모델 검증 체계, 공급망 보안, 사람이 통제 가능한 AI 등이 선결 과제”라며 “국가 주도로 큰 프레임을 만들되, 실제 운영은 산업별·분야별 얼라이언스가 자율적으로 규정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박진우 RTM 부대표도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중국이 AI 플랫폼과 AI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2차전지처럼 잘하는 산업의 노하우와 데이터로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 비용 대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박진우 RTM 부대표가 제조 AI 분야 기술 검증(PoC) 단계에서의 장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개념증명 단계 장벽 넘어야… 성공 사례 필요”

하지만 현재 제조 AI는 기술 검증(PoC) 단계에서 실제 도입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진우 부대표는 “많은 제조 기업들이 AI에 관심을 보이며 80%이상이 PoC까지는 시도했다”며 “하지만 양산 도입은 30%에 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부대표는 PoC에서 양산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로 기술적 문제와 책임 소재 문제 투자 리스크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제조 환경은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PoC 단계의 AI 모델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필요하다”며 “양산 단계에서 AI가 들어오면서 업무 프로세스가 변경될 때도 AI의 의사결정에 대한 판단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학습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ROI를 사전에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은 PoC 단계에 머무르는 또 다른 이유로 기업 내 데이터와 인사이트 공유 체계 부족을 꼽았다. 그는 “부서 간 데이터 사일로가 존재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전사 프로세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지사장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확신 부족”이라며 “성공 사례를 쌓고 명확한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확산의 열쇠”라고 말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가 제조 AI 전환의 최우선 과제로 ‘융합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제조 AX(AI로의 전환)의 최우선 과제로 ‘융합 인재 양성’도 강조됐다. 김동환 대표는 “제조 특화 LLM이 실제 공장에서 만드는 가치는 명확하다”며 “설비 메뉴얼 검색, 불량 원인 분석, 공정 파라미터 최적화 제안 등에서 현장 언어와 도메인 지식을 이해하는 모델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AI와 해당 산업 분야를 동시에 이해하는 산업 융합형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도메인 전문가와 AI 전문가의 협업이 중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이 두 분야를 아는 융합 인재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태 한양대ERICA AI융합연구소 소장은 “올해 정부 주도로 AX 3단 실증사업에 17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전국 10개 산업단지의 노후화한 제조 라인을 AI 기반으로 혁신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융합형 인재를 많이 양성해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 대학의 책임”이라며 “정부도 이에 발맞춰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은 강경태 한양대 ERICA AI융합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고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박진우 RTM 부대표, 안동환 어드밴텍코리아 부사장,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 등 4명의 패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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