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묵호·예산… 로컬 체험 담은 '소도시 여행' 주목
여행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는 방식에서, 작은 도시에 머물며 지역의 일상과 문화를 천천히 경험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규모보다는 개성, 속도보다 깊이를 중시하는 여행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요즘여행'의 네 번째 테마로 '소도시 여행'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요즘여행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향후 트렌드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여행의 매력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격월 단위로 발간하고 있다.
11월에 추천하는 테마는 인구 규모는 작지만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생활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과거의 흔적이 남은 골목과 오래된 시장, 전통문화의 결을 잇는 공간들이 여행자들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고 예술·체험·디지털기술 등과 결합해 다시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소도시 여행 콘텐츠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남해 외갓집'(경남 남해) ▲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강원 동해)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충남 예산)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전남 고흥)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에서 보낸 1박 2일(전남 담양) 등 총 5개다.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남해 외갓집'(경남 남해)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소도시 남해를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다.
현지인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소통할 수 있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친환경 블랙베리 체험 등 세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남해로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강원 동해)
강원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서울에서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소도시 여행지다. 모든 볼거리가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여행이 가능하다.
동해 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은 묵호 골목을 걷고 마지막엔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로, 개별 포토투어와 가이드 동행 단체 투어로 나뉜다.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충남 예산)
예산군 대흥면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중부권에서는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해지는 이곳의 꼬부랑길은 옛 이야기길, 느림길, 사랑길 등으로 구성돼 역사와 전통문화, 자연환경을 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집 마당에 직접 가꾼 '손바닥 정원'도 특색 있는 볼거리다.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전남 고흥)
전남 고흥군이 운영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는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흥에 체류하며 지역의 여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과 공동시설 요금 등 주거비가 지원된다. 참가자들은 3개월 동안 옛 한전사택을 리모델링한 주거시설에 머물 수 있다.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에서 보낸 1박 2일(전남 담양)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유명하다.
돌과 흙을 쌓아 만든 옛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지정됐으며, 담장 따라 걷다 보면 국가유산에 지정된 건축물을 비롯해 다채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100여 년 된 고택부터 아담한 민박까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으며, 술빵 만들기, 인문학 강좌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처럼 소도시 여행은 지역의 과거 이야기를 현재의 감성으로 되살리며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한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