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클래스가 다른 강렬한 존재감"…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에디션 투
"럭셔리의 품격, 퍼포먼스의 절정. 가장 강렬한 레인지로버를 만나다"
레인지로버가 다시 한번 정점에 가까운 SUV를 올 1월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에디션 투다. 브랜드가 오랜 시간 고집해 온 럭셔리와 최첨단 퍼포먼스의 집약체이자, '모던 하이퍼 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완성한 모델이다. 시승을 시작하기 전부터 차가 풍기는 존재감이 심상치 않다. 635마력이라는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정교한 서스펜션, 극단적으로 가벼워진 차체, 새롭게 다듬어진 배기 시스템 등 모든 요소가 한 방향을 향해 집중돼 있다. 직접 도로 위에서 만난 이 모델은 숫자를 넘어서는 감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존재감, 그 자체인 외관은 네 가지 큐레이션 테마를 제공한다. 각각의 테마는 단순한 도색 수준이 아니라, 휠·브레이크 캘리퍼·보닛·카본 익스테리어 팩까지 조합된 하나의 완성된 디자인 패키지다.
먼저 블루 네뷸라 매트는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북대서양 해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컬러는 빛 각에 따라 살짝 그린 컬러가 도는 컬러 시프팅 효과가 나타난다. 새롭게 적용된 새틴 단조 카본 익스테리어 팩, 바디 컬러로 도색된 카본 파이버 보닛, 23인치 단조 듀오톤 휠, 블루 네뷸라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조합되면 전체적인 존재감이 도로 위 차량들과 확실히 구분된다. 특히 새틴 단조 카본 익스테리어 팩은 프런트 그릴 서라운드, 프런트 스플리터, 보닛, 사이드 벤트, 테일파이프에 적용돼 SV 모델의 스포티한 개성을 강조한다.
말 그레이 글로스는 도시적이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이 테마가 가장 설득력 있다. 글로스 카본 트윌 익스테리어 팩과 노출형 카본 트윌 보닛이 조화를 이루며, 선라이즈 코퍼 컬러의 캘리퍼가 장착된 23인치 카본 글로스 휠로 세련미를 더한다.
선라이즈 코퍼 새틴은 멋을 아는 운전자라면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컬러다. 구리와 구운 흙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색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새틴 카본 트윌 익스테리어 팩, 바디 컬러로 도색된 카본 파이버 보닛, 레드 아노다이즈드 캘리퍼, 그리고 23인치 단조 폴리시드 다크 그레이 휠이 어우러져 스포티한 매력을 극대화한다.
마지막으로, 리구리안 블랙 글로스는 강렬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이 테마가 정답이다. 글로스 카본 트윌 익스테리어 팩, 노출형 카본 파이버 보닛, 그리고 23인치 카본 글로스 휠이 특징이다. 나노 옐로우 캘리퍼는 다크 톤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블루 네뷸라 매트와 리구리안 블랙 글로스에는 브레이크 시스템 및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인 브렘보와 협력해 개발한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차량의 무게를 크게 줄이면서도 뛰어난 제동력을 제공한다. 카본 세라믹 디스크는 탄소 섬유로 강화된 세라믹 소재 코어로 제작됐으며, 앞뒤 브레이크 디스크 모두 크로스 드릴 마감을 적용해 시각적으로도 기존 브레이크 디스크와 뚜렷하게 차별화했다. 주행 시 제동력은 확실히 다르다. 고속에서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도 초반부터 단단하게 물고 들어오며, 페달 감각이 일정해 신뢰감이 높았다.
말 그레이 글로스와 리구리안 블랙 글로스에만 적용되는 23인치 카본 파이버 휠은 SV 모델의 스포티함을 한층 부각시키며, 차량 중량을 최대 76kg 줄여 핸들링, 가속 성능, 승차감을 동시에 개선했다.
실내는 퍼포먼스와 럭셔리를 함께 추구한 의도가 명확히 보인다. SV 퍼포먼스 시트는 일체형 헤드레스트, 카본 파이버 등받이, 조명식 SV 로고가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다. 시트는 고급 가죽으로 마감돼 부드럽고, 좌우 볼스터가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몸을 딱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16방향 조절, 마사지, 열선, 통풍 등 기능은 장거리 주행도 지치지 않게 한다.
사운드를 물리적 진동으로 변환해 촉각으로 전달하는 최첨단 바디 앤 소울 시트도 눈에 띈다. 이 기능은 실제로 체감해 보면 차원이 다르다. 음악을 들을 때 시트가 음성 신호를 진동으로 변환해 몸으로 전달하는데, 마치 프리미엄 공연장 한복판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1430W 출력의 29개 스피커로 구성된 메리디안 시그니처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며, 웰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심박수 변동에 영향을 주어 앞좌석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SV 모델 전용으로 새롭게 설계돼 더욱 두드러진 엄지 그립과 두꺼워진 핸들, 그리고 조명식 SV 모드 버튼을 포함한다. SV 모드 버튼을 짧게 누르면 차량이 SV 모드로 즉시 전환돼 서스펜션,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변속기 및 액티브 배기 시스템이 최대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정된다. 버튼을 길게 누르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설정 가능 다이내믹스 메뉴로 연결돼 운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주행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더욱 커진 패들 기어 시프트에는 혁신적인 LED 엣지 라이팅 기술이 적용돼 세련되고 스포티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량 작동 시 +/− 기호는 흰색으로 점등되며, SV 모드가 활성화되면 조명이 빨간색으로 변해 시각적 효과도 극대화한다.
2열은 열선 및 통풍,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 등이 모두 갖춰 패밀리 SUV로도 손색없다. 사이드 볼스터 디자인은 시각적으로도 스포티하다. 60:40 분할 폴딩 기능으로 실용성까지 챙겼다.
파워트레인은 4.4리터 트윈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V8 가솔린 엔진과 고속 반응형 8단 ZF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635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다이내믹 론치 모드를 활성화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3.8초다.
먼저 노멀 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이 모드에서 SV는 마치 2톤이 넘는 무게를 잊은 듯 가볍다.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급가속 의지가 느껴지지 않을 때는 48V MHEV 시스템이 부드럽게 개입하며 실린더의 움직임을 가볍게 돕는다.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은 노면의 움직임을 먼저 읽어 차체를 최대한 수평에 가깝게 유지한다. 과속방지턱이나 감속 요철을 지나면서도 흔들림이 최소화돼 무거운 바디가 느껴져야 할 순간에도 언제나 안정적이다.
브레이크 페달 감각도 정확하고 자연스럽다. 특히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초기 응답이 보다 직관적이다. 큰 덩치의 차량에 불안감이 남을 수 있는 순간에서도 리니어하게 속도가 떨어진다.
SV 모드는 품격 속에 숨기고 있던 야수를 꺼내놓는다. 스티어링 휠 우측의 조명식 SV 모드 버튼을 눌러 활성화하는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스크린의 UI가 붉은 기조로 전환되고 배기음이 낮고 단단해진다. 패들 시프트의 LED 엣지 조명도 흰색에서 강렬한 레드로 전환되며 본능적으로 '드라이빙 모드가 시작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페달을 40%만 밟아도 뒤에서부터 차체가 밀고 나가듯 가속이 시작된다. 변속기는 평소의 얌전함을 벗고 즉각적이고 공격적인 변속 타이밍으로 돌변한다.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은 SUV 특유의 롤링을 사실상 지워버린다. 급코너에서도 차체는 거의 수평으로 유지되고, 네 바퀴가 노면을 움켜쥐며 스포츠카에 가까운 접지력을 느끼게 한다.
배기음은 가장 매력적이다. 인위적이기보다는 깔끔하게 정제된 중저음이 실내를 채우는데, 터널을 지날 때 두 번, 세 번씩 가속 페달을 다시 밟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눈에 띈다. 이를 활용하면 알아서 차선 안에서 설정한 속도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해 특히 장거리 여행 시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에디션 투는 럭셔리 SUV의 범주를 넘어선다. SUV의 공간 활용과 승차감, 스포츠카급 퍼포먼스, 하이엔드 오디오·웰니스 기능까지 모든 방향에서 최고를 지향한다. 전체적으로 가속력은 벅찰 정도로 시원하고, 서스펜션은 믿기 힘들 만큼 안정적이며, 실내는 더할 나위 없이 정교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에디션 투의 대시캠, 하이패스 및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 판매 가격은 선라이즈 코퍼 새틴 2억6452만7000원, 블루 네뷸라 매트 2억7507만원, 말 그레이 글로스 2억7706만2000원, 리구리안 블랙 글로스 2억8760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