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천 크리스마스 명소 된 ‘시몬스 테라스’, 몬스터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한창
11월 중순 오후 6시, 해가 완전히 저문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서울·인천·경기 각지에서 온 차량 번호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주차타워에서 내려 테라스로 향하는 길목에는 거대한 눈알 조명이 달린 레드 컬러 크리스마스 트리가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우와, 저기 봐! 눈알 보이지?” 아이의 손을 잡고 걷던 한 가족은 트리를 발견하자마자 환호를 터뜨렸다. 이 지점부터 이미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시몬스는 경기도 이천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오는 12월 28일까지 진행한다. 2018년 이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시작된 이 문화 나눔 행사는 해마다 규모와 명성을 키우며 전국적인 크리스마스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시몬스 측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160만 명을 돌파했고, 인스타그램에서 ‘#시몬스테라스’ 해시태그는 12만 4천 건을 넘어섰다.
시몬스 침대 공장이 위치한 이천이 겨울철 관광 명소로 부상한 데에는 이 행사의 영향이 크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매년 10만 명 이상이 찾는 시몬스 테라스는 이제 이천시를 대표하는 겨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천시장을 비롯한 지역 주요 관계자들이 매년 현장을 찾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의 콘셉트는 ‘CHRISTMAS MONSTER INVASION’. UFO를 타고 시몬스 테라스에 나타난 4명의 몬스터 파티 플래너가 벌이는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파티 총괄 ‘바코(Vako)’, 천재 셰프 ‘버보(Bubbo)’, DJ ‘피지(Fizzy)’, 장난꾸러기 ‘포포(Popo)’ 등 역할이 다른 캐릭터들이 방문객들에게 유쾌한 상상력을 더한다.
UFO가 불시착한 ‘잔디정원’이 메인 포토존
테라스 입구를 지나 잔디정원에 들어서자, 형형색색 조명이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졌다. 최대 8미터 높이의 메인 트리를 포함해 크고 작은 트리 6개가 세워져 있고, 중심부에는 UFO 조형물이 불시착한 듯 설치돼 있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거대한 ‘SIMMONS’ 로고와 트리들이 함께 반짝이는 모습은 시몬스 테라스의 시그니처 풍경이다.
20대 커플들은 UFO 앞에서 포즈를 취하느라 분주했다. 한 커플은 10분 넘게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으며 인증샷을 남겼다. UFO 주변에는 파티를 총괄하는 몬스터 ‘바코’, 천재 셰프 ‘버보’, 장난꾸러기 ‘포포’의 대형 조형물이 2~3미터 높이로 설치돼 있다.
각 트리에는 조명형 눈알 장식이 달려 있어 몬스터 콘셉트를 살리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눈알 장식은 기괴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풍기며 일반적인 크리스마스 트리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화려한 컬러 전구와 오너먼트가 어우러진 트리는 어둠 속에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만들어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물론 유쾌한 캐릭터 조형물도 있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서울에서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는 한 가족은 그동안 아이들이 어려 방문하지 못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찾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중정에서는 DJ 몬스터 ‘피지’의 파티가 한창
잔디정원을 지나 중정으로 이동하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눈꽃 조명 아래 헤드셋을 쓴 DJ 몬스터 ‘피지’의 대형 조형물이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UFO에서 떨어진 장비로 DJ 부스를 만들고 파티를 연다는 설정이다. 피지 조형물 주변에는 실제 DJ 부스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이 배치돼 있어 금방이라도 음악이 흘러나올 듯한 분위기를 더한다.
중정 곳곳에는 퍼플 톤의 ‘버보’ 파라솔과 스탠딩 오크 테이블이 놓였다. 파라솔에도 눈알 장식이 달려 있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이 공간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 역할도 한다. 퍼플·핑크 컬러 트리로 꾸며진 버보와 포포 조형물 역시 인기 포토존이다.
“친구들이 좋다고 해서 여자친구와 방문했어요. 조명과 트리가 건물과 잘 어우러지고, 이색적인 기념품과 음식도 즐길 수 있어 더욱 풍성한 시간이었어요.” 한 커플은 여러 연말 명소를 다녀봤지만 시몬스 테라스가 특히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중정 한편에서는 10대 방문객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신나게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네온 파티 굿즈를 구매한 것으로 보였다. 몬스터 파티 콘셉트와 야광 아이템은 찰떡궁합이었다.
한정판 몬스터 디저트와 네온 파티 굿즈
시몬스 테라스의 인기 카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는 행사 기간 동안 한정 메뉴를 판매한다. 천재 셰프 몬스터 버보가 만들었다는 콘셉트의 몬스터 컵케이크 4종과 마카롱 기프트 세트(6개입)가 대표적이다. 각 컵케이크에는 몬스터 캐릭터를 형상화한 초콜릿 장식이 더해져 SNS 인증샷 필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끈다.
카페 입구에는 야광밴드, 머리띠, 야광봉 등 네온 파티 굿즈도 전시돼 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높은 호응을 얻는다. 성수동 인기 카페 ‘로우키’ 원두를 사용한 커피와 시그니처 메뉴 핫도그 역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2층은 체육관 라커룸 콘셉트로 꾸며져 또 다른 포토존 역할을 한다. 농구공과 유니폼을 배치한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MZ세대에게 필수 인증샷 스폿으로 꼽힌다. 실제로 디저트를 주문하지 않은 방문객들도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설 정도다.
150년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앨리’도 놓치지 말아야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 못지않게 시몬스 테라스에서 꼭 들러야 할 공간이 브랜드 뮤지엄 ‘헤리티지 앨리’다. 150년 넘는 시몬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에는 창업자 젤몬 시몬스의 초기 침대 공방을 재현한 공간, 100년 넘은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제작 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전문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도슨트 투어는 주말·공휴일 하루 3회(11시 30분·14시·17시), 평일 하루 2회(14시·17시) 무료로 운영된다. 침대의 역사부터 시몬스 기술력까지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어 교육적 가치도 높다.
지하 1층 ‘테라스 스토어’는 시몬스 갤러리 중 가장 큰 규모로, 최상위 라인업인 ‘뷰티레스트 블랙’ 전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시몬스 침대를 체험할 수 있다. 시몬스 측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역 상권에도 ‘훈풍’… 주변 음식점 매출 약 30% 증가
시몬스 테라스의 크리스마스 행사는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인근 음식점의 저녁 시간대 매출이 약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스 인근 한 식당 관계자는 “일루미네이션 기간에는 확실히 손님이 많아지고, 주말 저녁에는 대기 줄도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이천 시티투어 겨울 테마 ‘별별스타’ 코스에 시몬스 테라스 방문이 포함되며 시가 공식 관광 코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시몬스 테라스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몬스는 크리스마스 마켓 업사이클링 부스 판매 수익금 전액을 이천시 취약계층 아동 지원 프로그램 ‘드림스타트’에 기부하는 등 상생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행사 수익금을 지역 청년 지원에 기부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상생을 실천 중이다.
시몬스 문화사업팀 김지혜 큐레이터는 “개관 7주년을 맞은 시몬스 테라스는 지금까지 160만 명 이상이 다녀간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겨울 가족·연인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따뜻한 연말을 맞길 바란다.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신선한 경험을 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시몬스 테라스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은 12월 28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공간 내에는 침대의 역사를 다룬 ‘헤리티지 앨리’, 기술 체험 공간 ‘매트리스 랩’, 식료품 편집숍 ‘퍼블릭 마켓’,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등도 함께 마련돼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