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질환’ 고정관념이 부른 사각지대… 70세 이상 남성도 정기 검진 필요

10월 20일은 세계골다공증재단이 지정한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는 “골다공증은 통증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골절이 발생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번의 골절이 일상과 생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허리 통증을 느끼는 중년 남성. 남성도 골다공증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미지=AI 생성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남성 21.5%, 여성 14.6%에 달한다. 김 교수는 “골절은 단순한 뼈 손상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봐야 한다”며 “낙상 위험이 큰 고령층에서는 예방이 곧 치료”라고 강조했다.

골다공증은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일 정도로 많아 ‘여성 질환’으로 인식됐다. 실제로 폐경 후 여성의 약 50%가 골다공증에 해당하며, 여성호르몬 감소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와 임상에서는 남성 골다공증의 위험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남성은 발병률은 낮지만,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고 회복이 더디다. 특히 근육량이 많아 낙상 시 충격이 크고, 고혈압·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남성도 노화와 함께 골밀도가 점차 감소하므로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실제 70세 이상 남성은 골다공증 선별검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 비교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골다공증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 한 번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재골절 위험이 크고, 낙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에 따라 근감소증·우울·요양 의존 등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 환자의 상당수는 장기간 재활치료나 침상 생활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골밀도 검사는 누워서 진행하는 X선 정밀검사로, 수치가 –2.5 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일광 노출과 칼슘·비타민D 섭취,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근력운동을 주 3회 이상 실천하면 뼈의 강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조용히 진행되는 질환이지만 결과는 절대 가볍지 않다”며 “증상이 없을 때부터 자신의 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결국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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