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행객 80% "내년엔 더 많이 여행"... 일본 소도시·색다른 숙소 뜬다
2026년 여행 키워드는 '나만의 취향'
유명 레스토랑 예약 대신 현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션뷰 대신 산이 보이는 숙소를 찾는다. SNS에 올라온 핫플레이스보다 책에서 읽은 그 장소를 찾아간다. 2026년 여행의 키워드는 '개인화'다. 획일화된 여행 코스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한 '나만의 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는 오늘(14일)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트래블 트렌드 2026' 미디어데이를 열고, 내년을 이끌 7대 여행 트렌드와 인기·가성비 여행지를 발표했다. 전 세계 2만여 명(한국인 1천 명 포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수백만 건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80%가 2026년에 올해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이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31%는 항공권과 숙소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겠다고 밝혀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한국인 10명 중 6명(61%)이 유튜브를 통해 여행 영감을 얻고, 특히 Z세대는 유튜브(70%)와 인스타그램(56%)을 적극 활용한다"며 "소셜미디어에서 개인화되고 특별한 경험에 영감을 받아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진정성 있는 여행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2026년 7대 여행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 마트어택 = 미식 관광의 흐름이 유명 식당 예약에서 현지 슈퍼마켓 탐방으로 바뀐다. 한국인 여행객 56%가 여행 중 현지 슈퍼마켓을 자주 또는 항상 방문한다고 답했으며, 52%는 "현지 식문화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 추구) = 여행지에서 현지인과 교류하거나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가진다. 한국인 여행객 41%가 친구를 사귀거나 로맨틱한 인연을 찾기 위해 해외여행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 책스케이프 =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여행지를 선택하거나 현지 서점·도서관을 찾는 등 문학과 여행을 결합한다. 한국인 여행객 63%가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 상품을 예약했거나 고려한 경험이 있다.
▲ 글로우업여행 = 스킨케어와 뷰티 관리가 여행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인 여행객 42%가 여행 중 뷰티 제품을 구매했으며, 39%는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뷰티 관련 활동을 한다.
▲ 이색체크인 = 숙소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한국인 여행객 44%가 숙소만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한 경험이 있다. 스카이스캐너의 '독특한 숙소' 필터 이용 호텔 예약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 산악바이브 = 사계절 내내 산악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난다. '산이 보이는 객실' 필터 이용 호텔 예약은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한국인 여행객 65%가 2026년 여름 또는 가을에 산으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 중이다.
▲ 다세대여행 = 부모, 자녀, 조부모가 함께 떠나는 다세대 여행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증가한다. Z세대 성인 39%가 최근 2년 내 부모와 함께 여행했으며, 밀레니얼 세대 23%는 자녀 및 부모와 함께 여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은 '비용 절감'보다 '가족과의 추억 만들기'와 '진정한 소통'을 다세대 여행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인기 여행지 1위는 일본 아사히카와, 가성비는 일본 요나고
2026년 가장 떠오르는 여행지로는 일본 아사히카와가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검색량이 476% 증가했다. 이어 일본 미야코지마(+247%), 중국 충칭(+245%), 모리셔스 포트루이스(+148%), 이탈리아 바리(+87%) 순이었다.
제시카 민 전문가는 "일본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소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사히카와는 일본에서 단풍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고, 미야코지마는 '일본의 몰디브'로 불리며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여행지로는 일본 요나고가 1위를 차지했다. 항공권 가격이 전년 대비 27% 하락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27%), 중국 창사(-20%), 멕시코 멕시코시티(-18%), 중국 하얼빈(-17%) 순이었다.
제시카 민 전문가는 "아부다비는 최근 F1에 대한 관심 증가와 증편으로 가격이 하락했다"며 "다세대 여행에는 날씨가 춥지 않고 음식이 다양하며 깨끗하고 안전한 싱가포르(10위, -15%)를, 산악 바이브 여행에는 캐나다 국립공원으로 갈 수 있는 캘거리(9위, -15%)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AI가 바꾸는 여행의 미래
스카이스캐너는 AI가 여행 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여행객의 54%가 2026년 여행 계획과 예약 시 AI를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 48%가 유사하게 응답했다.
스카이스캐너는 AI 기반 '퍼스널 검색' 기능을 통해 막연한 여행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추천으로 바꿔준다. 예를 들어 "해변가에서 책 읽기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주세요"라고 검색하면 관련 여행지와 대략적인 항공권 가격을 제시한다.
또한 '저평가된 여행지' 필터를 통해 유명 관광지를 제외한 조용한 여행지를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여행객의 34%가 비교적 조용한 여행지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응답했다.
제시카 민 전문가는 "2026년 트렌드의 핵심은 '나만을 위한 맞춤형 여행'"이라며 "각자의 취향과 가치관, 버킷리스트에 맞춰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