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CT만으로 회복 가능성·합병증 위험 예측 근거 제시

응급실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촬영하는 CT만으로 뇌졸중 환자의 장기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대규모 임상 검증을 거쳐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대표 김동민)는 자사의 뇌경색 병변 검출 AI 모델이 다기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후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연구 결과가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Neuroscience 최신 호에 게재됐다고 11일 밝혔다.

A. JLK-CTI 예측 뇌경색 범위가 넓은 환자, B. 시술 이후 뇌출혈 발생, C. 예측 뇌경색 범위가 넓지 않은 환자, D. 시술 이후 작은 뇌경색으로 좋은 예후 /이미지 제공=제이엘케이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는 응급실에서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비조영 CT(NCCT)를 촬영한다. 접근성이 좋아 널리 활용되지만, 초기 뇌경색 병변은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진단 정확도가 의료진 경험에 크게 좌우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제이엘케이의 AI 모델은 NCCT와 확산강조영상(DWI) 데이터를 학습해 미세한 뇌 손상 영역을 자동 검출하고 부피를 정량화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국내 6개 뇌졸중 센터에서 확보한 603명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손상 부피가 50mL를 초과할 때 3개월 후 회복 가능성이 17.3%로, 50mL 이하 환자(54.2%)보다 현저히 낮았다. 또 손상 부피가 큰 환자일수록 뇌출혈 등 합병증 발생 위험도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응급실 기본 영상만으로도 장기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를 제시했다.

현재 뇌졸중 AI 시장을 선도하는 Viz.ai, Rapid AI 등은 주로 혈관 폐색 탐지나 특수 영상 기반 치료 대상 선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이엘케이의 기술은 가장 보편적인 NCCT에서 뇌 손상도를 정량화해 예후까지 분석하는 점에서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제1저자인 허준녕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응급 상황에서 CT 영상의 미세한 변화를 빠르게 평가하는 것은 도전적 과제”라며 “이번 연구는 뇌 손상 부피와 환자 예후, 합병증 위험 간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AI가 기존에는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CT 정보를 객관적 데이터로 풀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응급 현장에서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제이엘케이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글로벌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국내외 대형 병원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국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글로벌 일반화에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며, 실제 임상 적용과 상용화까지는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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