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미국 전역이 하나의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모한다. 뉴욕 맨해튼의 화려한 네온사인부터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의 신비로운 오로라까지, 5000㎞가 넘는 광활한 대륙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겨울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 연말연시는 특히 더 특별하다. 미국의 상징적 공연단 라디오시티 로케츠가 창단 10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을 선보이는가 하면, 허리케인 피해를 극복하고 돌아온 진저브레드 하우스 대회까지, 각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이 어우러진 축제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관광청의 프레드 딕슨 청장은 "북부의 설경에서 남부 해안 도시까지 짧은 이동만으로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미국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D.C.(사진제공=미국관광청)

동부 해안에서는 종교적 전통과 현대적 볼거리가 조화를 이룬다. 워싱턴 D.C.의 백악관 엘립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노라 점등식이 열리며, 8일간 매일 새로운 초가 밝혀지는 하누카 축제가 이어진다. 

뉴욕주 뉴욕(사진제공=미국관광청)

뉴욕에서는 올해로 창단 100주년을 맞은 라디오시티 로케츠의 '크리스마스 스펙태큘러'가 11월 6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매사추세츠 낸터킷의 '크리스마스 스트롤'은 역사적인 다운타운을 수백 그루의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며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중서부 지역은 유럽 이민자들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미시간주 프랑켄머스는 '미국의 작은 바이에른'으로 불리며 도시 전체가 독일식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변신한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는 11월 28일부터 12월 21일까지 '홀마크 크리스마스 익스피리언스'가 열려 30m 높이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영화 마라톤, 홀마크 스타들의 특별 출연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테네시주 내슈빌(사진제공=미국관광청)

따뜻한 남부에서는 색다른 연말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플로리다 잭슨빌 비치에서는 2013년부터 시작된 '덱 더 체어스' 행사가 열린다. 지역 주민들이 40개 이상의 해안 안전요원 의자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는 독특한 행사다.

테네시 내슈빌에서는 잭 다니엘이 후원하는 대규모 신년 전야 축제 '빅 배시'가 열리며,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뮤직 노트 드롭'과 함께 수십만 명이 새해를 맞는다.

서부 지역의 축제들은 창의성이 돋보인다. 애리조나 챈들러에서는 1957년부터 이어온 '텀블위드 트리 라이팅' 행사가 열린다. 1200개의 텀블위드로 만든 높이 10m의 독특한 홀리데이 트리가 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뉴멕시코 라스크루시스의 '칠리 드롭'은 자정에 거대한 고추 모양 장식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퍼포먼스로, "레드 오어 그린?"이라는 지역 전통 질문에서 착안한 색다른 신년 행사다.

미국령 지역들도 각각의 특색을 살린 축제를 준비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11월부터 1월 중순까지 45일간 이어지는 '라 나비다드'가 세계에서 가장 긴 크리스마스 축제로 손꼽힌다.

하와이 호놀룰루(사진제공=미국관광청)

하와이에서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아웃리거 카누를 탄 '카나칼로카' 산타가 등장하며,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는 동지 축제와 함께 자연이 빚어낸 오로라와 인공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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