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10월부터 '합법 숙소만' 운영... 5.9조원 경제효과 강조
10월 16일부터 영업신고 의무화 전면 시행... 3천만 관광객 시대 대비 제도개선 촉구
에어비앤비가 오는 10월 16일부터 기존 등록 숙소에도 영업신고 의무화를 전면 시행하며 '합법 숙소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나아갑니다: 에어비앤비의 약속, 기여, 그리고 제언'을 주제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한국 사회와의 약속 이행 의지와 함께 공유숙박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지난해 7월 미신고 숙소 퇴출 계획을 발표했을 때 에어비앤비가 과연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는 10월 16일부터 기존 등록 숙소에도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를 전면 시행함으로써 한국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서 매니저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에어비앤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2024년 기준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 약 8만 4,500개의 일자리를 지원했으며, 국내총생산(GDP)에 약 5조 9천억 원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한 해 관광 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 17개 중 1개가 에어비앤비 관련 일자리였음을 의미한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은 숙박비를 넘어 식당, 소매점, 교통 등에서 총 6조 3천억 원을 지출했으며, 이는 2022년(4조 5천억 원)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게스트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은 약 29만 원, 평균 숙박 기간은 2박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파급효과가 서울,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4년 에어비앤비 게스트 지출의 24%가 주요 관광지가 아닌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이들 지역에서만 약 2조 원의 GDP 기여와 약 3만 2천 개의 일자리 지원을 기록했다.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규제, 글로벌 표준과 맞지 않아"
서 매니저는 다가오는 3천만 외래 관광객 시대를 대비해 공유숙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외도민업)의 경우 실거주 의무, 원룸·오피스텔 등 건축물 유형 제한, 내국인 이용 제한 등 글로벌 표준과 맞지 않는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2024년 에어비앤비 숙박일 기준 전 세계 상위 10개 도시 중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이 이름을 올렸다"며 "데이터로도 확인되듯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데, 3천만 관광객이 실제로 한국을 찾았을 때 우리가 이들을 제대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숙박업 업종 체계만 27가지에 이르며, 제도별 영업신고 절차와 요건도 까다로운 상황이다. 문체부 업무지침에서도 노후 건축물, 주민 동의, 외국어 안내 요건 등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조항들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뉴욕 단기임대 규제 사례로 과도한 규제 경고
서 매니저는 뉴욕의 단기임대 규제 사례를 들어 과도한 규제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뉴욕시는 2023년 9월 단기임대 제한 조례를 시행했으나, 임대료는 계속 상승해 2025년 3월 전년 대비 5.5%까지 올랐다. 맨해튼의 중위 임대료는 사상 최초로 4천 달러를 넘어섰다.
관광 시장에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단기임대 감소로 여행 수요가 호텔로 몰리면서 뉴욕시 호텔 평균 객실 요금은 전년 대비 5.4% 상승한 320달러를 기록했다. 관광 지출 감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최대 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 이미 실거주 요건과 까다로운 영업신고 절차로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내국인 이용이 불가능한 점도 글로벌 표준과 맞지 않아 향후 3천만 외래 관광객 시대를 맞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는 오버투어리즘 해결책"
오버투어리즘과 관련해서는 에어비앤비가 원인이 아닌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기준 EU 지역 전체 숙박의 약 80%는 호텔에서 발생했으며, 방문객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EU 도시에서는 호텔 숙박일 수가 에어비앤비보다 5배 이상 많았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도심에 집중되는 관광 수요를 외곽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EU 지역 에어비앤비 게스트의 약 60%가 도시 밖에서 숙박했으며, 호텔이 전혀 없는 지역에서도 26만 명 이상이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다.
10월 16일까지가 '골든타임'
서 매니저는 현재를 공유숙박 제도 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10월 16일부터 미신고 숙소들은 2026년 1월 1일 이후 예약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숙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신고 숙소가 근절될 수 있도록 영업신고 의무화를 모든 플랫폼에 도입하고, 더 많은 공유숙박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편도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에어비앤비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날 한국 사회에서의 역할과 합리적인 공유숙박 제도 방향을 담은 소책자 '대한민국과 함께 나아갑니다: 에어비앤비의 약속, 기여, 그리고 제언'도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