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X요조, 전·현직 책방지기 만남→북토크 "'사나운독립' 3쇄…선물같다"
전·현직 책방지기가 만났다. 현재 '책방 무사'를 운영 중인 요조와 과거 서점 '책과 밤, 낮'을 운영했던 박정민이 '무사'한 하루를 보냈다.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로 맹그로브 신촌 1층에 위치한 '책방 무사 서울'에서 '일일서점' 행사가 진행됐다. '일일서점'은 책방무사가 기획한 작가를 중심으로 출판사, 미디어, 브랜드 등 더 넓은 대상을 포함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벤트.
배우 박정민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무제'는 첫 번째 '일일서점'의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특히, 박정민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동네서점 '책과 밤, 낮'을 운영하며 '단계별 추천 도서'를 제공했던 만큼, 이를 '책방 무사'의 '일일서점'에서 다시 선보이게 됐다. 그는 오랜만에 책장지기의 자리에서 손님을 맞고 계산을 진행하는 등 '일일서점원'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출판사 무제에서 나온 '사나운 독립'을 쓴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 작가가 '책방무사'의 요조와 '출판사 무제'의 박정민이 호스트로 참여한 가운데 소수의 인원과 북토크를 진행한 따뜻한 자리도 마련됐다.
북토크에서 박정민은 '무제'에서 발행한 '사나운 독립'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자랑했다. 그는 "'첫 여름, 완주'를 빼고, 가장 빠른 속도로 독자에게 소개된 책 같다. 사실 선물 받은 일 같다. 계획에 없던 책이었지만, 독립 출판물을 보고 반해 당장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충동적인 결정일 수 있었는데, 그런데 '사나운 독립'을 만들고 나니 독자분들께서 제가 생각한 것을 함께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선물같이 느껴진다"라고 지난 6월 16일 발행된 '사나운 독립'이 3쇄를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사나운 독립'은 1980년대에 태어난 세 명의 여성 작가인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이 자기의 방식대로 '독립'에 다다른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북토크에서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 작가는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만나게 된 이야기를 비롯해 각자가 가진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요조는 "'사납다'라는 말의 주체는 연약한 존재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호랑이가 사납게 군다'라는 말은 조금 삐걱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치와와가 사납게 군다'라는 말이 자연스럽지 않으냐. 강한 존재보다 오히려 연약한 존재에게 붙이는 말이라고 느껴졌다"라고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문유림 작가는 "'사나운 애착'이라는 책을 저희의 선생님이 되어주신 황예지 작가님께 레퍼런스로 추천받았다. 그런데 그 '사나운'이라는 표현이 우리에게 너무 적합하고, 문학적이면서 동시에 우리 상황과 맞는 것 같아 붙들고 있었다. 사실 키워드가 '엄마', '집'에 관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론가 나아가는 '동사형' 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제목을 짓게 된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박정민은 "처음 이야기하는데, '사나운 독립'의 '사납다'라는 표현이 '사나운 애착'에서 왔다고 해서, 이를 출판한 출판사 '글항아리'에 직접 전화해서 여쭤봤다. '신간이 나오는데 제목이 '사나운 독립이다, 괜찮으시냐?'라고 했더니, 글항아리 측에서 '괜찮다'라는 답변을 굉장히 친절하게 해주셨다. '굳이 이런 거로 전화 안 하셔도 된다'라고 마음 품을 자리를 만들어주셨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맏딸'로 살아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 일기와 애도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과 독립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사나운 독립'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 작가는 책에는 담기지 않은 자신의 내밀한 온도가 담겨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놓기도 했다.
'사나운 독립'을 쓴 세 명의 작가는 각자 자신의 글과 작업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최지현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고 수정하며, 글을 쓴다는 것에 관한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 서평강 작가는 "죽음에 관해 되게 깊게 파보고 싶다. 사람이 살면서 필연적으로 겪는 게 두 가지 있다면 태어남과 죽음"이라며 작가로 한 발 내디뎌 가고 있다. 문유림 작가 역시 글을 계속 써나가고 있다. 그는 독특하게 생각하는 자신의 감각에 질문하고 이해하며 글로 풀어나가고 있다.
박정민도 출판사 '무제'의 이어지는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얼마 전에 한 건 계약했다. 어떤 내용인지도 아직 없고, 기간도 없다. 오래오래 기다려주시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에 요조는 "그때도 '책방무사'에서 북토크를 하게 되면 좋겠다"라며 출판사 무제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