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사진제공=고도일병원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꼬리뼈, 즉 엉치뼈 부근에 불쑥 찾아오는 통증을 경험한다. 주로 넘어지거나 의자에 세게 부딪힐 때, 오래 앉아 있는 상황 등에서 흔히 느끼기 마련이다. 만약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 꼬리뼈 통증이 갑자기 시작된다면 꼬리뼈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꼬리뼈는 척추의 맨 끝부분에 위치해 있다. 아울러 4~5개의 작은 뼈가 연결된 구조로 골반을 지지하고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에게는 진화 과정에서 일부만 남아 있지만 여러 인대와 근육이 이곳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비록 작고 퇴화한 부위라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꼬리뼈 통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미끄러운 길에서 엉덩방아를 찧었거나 평소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었다면 충격이나 반복된 압박으로 인해 꼬리뼈 염증 및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허리디스크, 좌골점액낭염, 천장관절염, 디스크 변성 등 척추나 골반 부위의 여러 질환이 꼬리뼈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꼬리뼈 통증을 더욱 쉽게 불러온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는 경우 꼬리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지속적으로 무리가 가해진다. 한쪽으로 기울여 앉거나 다리를 꼬는 습관은 골반 균형을 무너뜨리고 꼬리뼈에 불균형한 압력을 주어 통증을 악화시킨다.

꼬리뼈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딱딱한 의자에 앉을 때나 자세를 바꿀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서 있거나 누우면 통증이 다소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심한 경우 배변이나 운전,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방사선 촬영 등 검사에서는 꼬리뼈가 비정상적으로 꺾이거나 어긋나 골절된 소견이 관찰되기도 한다.

꼬리뼈증후군 초기라면 휴식과 약물치료, 자세교정 등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반면 통증이 오래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주사치료, 꼬리뼈 정복술 등 적극적인 교정이 요구될 수도 있으니 증상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평소 꼬리뼈 통증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때 40~50분마다 일어나 가볍게 몸을 움직여 피로를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엉덩이 전체를 의자에 붙이고 꼬리뼈가 바닥에 직접 압박되지 않도록 도넛형 방석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주는 꼬리뼈 주위 인대와 근육의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꼬리뼈 통증은 의외로 강도가 심하고 만성화될 위험이 높다. 잠시 아픈 것이라 여기고 참기보다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에 불편을 줄 경우 조기에 의료진 상담을 받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삶의질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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