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아도 수술·검진 효과 유효” 고령 환자 의료 접근성 새 기준 필요
85세 심장수술·70세 이상 폐암 조기검진 연구…고령층도 치료·검진 성과 확인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 환자는 효율성과 위험성 문제를 이유로 치료나 검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국내 의료 현장에서 보고된 사례와 연구는 고령층도 적극적인 수술과 검진을 통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초고령 사회에 맞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최근 만 85세 여성 환자의 중증 심장판막 질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환자는 대동맥판 협착증, 승모판 폐쇄부전증, 삼첨판 폐쇄부전증 등 세 가지 질환이 동시에 진단돼 생명을 위협받고 있었지만, 대동맥 치환술·승모판 치환술·삼첨판 성형술을 동시에 시행한 뒤 회복에 성공했다.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심장 수술 환자의 약 30%가 75세 이상이었으며, 이 중 절반은 8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고령 환자도 젊은 환자와 비슷한 회복 속도와 장기 성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70세 이상 남성도 한 번의 저선량 CT로 폐암을 조기 발견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70세 이상 남성 1,409명을 대상으로 단 한 차례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시행하고 3.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2.2%(31명)에서 폐암이 진단됐다. 이 중 61%는 1~2기 초기 병기로 발견돼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했으며, 전체 환자의 90%가 병기에 맞는 치료를 받았다. 현재 국가 폐암 검진은 74세 이하까지만 지원되지만, 이번 연구는 75세 이상 고령층으로 검진 확대 필요성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령 환자도 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검진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될 수 있으며, 나이만으로 치료 기회가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고령층은 심혈관질환, 폐질환 등 위험 인자가 많아 조기 개입이 더욱 중요하다.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고령 환자의 수술과 검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최근 사례와 연구는 고령층도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두지 않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