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C 2025 in 국방] 박매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센터장 “AI, SW 뿐 아니라 생태계 조성 힘써야”
2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서 AWC 컨퍼런스 개최
운용환경 데이터 부족이 최대 난제
민간 기술 변화 필요… 협력체계 구축 시급
“AI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써야합니다. 그릇 역할을 할 생태계가 없는데 ‘인공지능(AI)을 드론에 넣겠다, 어디 자율운항에 넣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업체들이 이러한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단일 AI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도 병행해 생태계가 조성되는 환경이 됐으면 합니다.”
박매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무인복합센터 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방산 AI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무기체계에 AI를 적용하려면 데이터 기반 생태계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가 바꾸는 대한민국 안보’라는 주제로 열린 ‘AWC: AI For Defense’에서 박 센터장은 국방 AI의 제도와 생태계에 대해 제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상 무기체계는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상륙돌격장갑차(KAAV), 레드백 장갑차,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엔진 사업과 우주발사체 사업까지 영위하며 명실상부한 종합 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박 센터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AI와 무인자율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국방 솔루션으로 글로벌 방산시장 공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오는 2028년까지 소형부터 대형까지 무인차량(UGV) 공통 플랫폼을 완성하고, AI 기반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부터 다수의 이기종 유인체계를 초연결 네트워크로 묶고 AI 지휘통제로 통합 운용하는 유무인복합전투체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전동화·자율·AI·MUM-T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유인체계를 무인체계와 선택적 유무인체계(OMFV)로 전환하고 있다. 공병전투차량(K-CEV)에는 드론과 폭발물 로봇이 위험지역을 선도하는 AI 기술을, K9 자주포에는 1대 3에서 1대 6까지 자율 운용이 가능한 AI를 탑재하고 있다. 해병대 상륙돌격작전용 원격 무기체계도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AI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HAEMOS(Hanwha AErospace’s solutions for robotics and autonoMOus Systems)’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HAEMOS 1.0은 딥러닝 기반 장애물 탐지·추적, 주행가능영역 분석 등 환경인지 AI를 탑재했다. 박 센터장은 “RCWS의 객체 분류 정확도는 이미 90~95%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다만 자율주행과 교전통제 부분의 기술은 아직 TRL 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확도보다 반응시간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으며, 주행 중 사격 시험에서는 단발·연발·전자동 모드 모두 100% 명중률을 달성했다.
센터장은 AI 기술 적용의 가장 큰 문제로 운용환경 데이터 부족을 꼽았다. “A 지역에서 95% 정확도를 보이던 시스템이 B 지역에서는 90%로 떨어진다”며 “업체가 1년이고 10년이고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해결책으로 기존 플랫폼에 데이터 수집 장치를 탑재해 운용환경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K21 보병전투장갑차, 상륙돌격장갑차, K9 자주포 등에 AI 데이터 획득 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민간 AI 기술의 빠른 변화다. 박 센터장은 “YOLO 알고리즘도 버전이 너무 빨리 바뀌어 최적화하면 다음 버전에서 또 못 쓴다”며 “방산특화를 통해 실시간성, 신뢰성, 이중화 등에서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플랫폼 탑재 검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랩실, 시뮬레이션, 야지에서 하는 것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때로는 무료로도 검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미국의 AGVRA 워킹그룹, 유럽의 iMUGS 컨소시엄을 예로 들며 국내에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예산이 부족하고 기술 중복이 많은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 기반으로 여러 업체와 기관이 참여하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센터장은 AI 플랫폼 생태계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AI를 넣을 그릇인 무인체계 플랫폼 자체가 부족하다”며 “‘드론에 AI를 넣겠다, 자율주행에 넣겠다’고 하지만 실제 적용할 플랫폼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2028년까지 공통플랫폼을 확보한 후 계열화, AI·MUM-T, 군집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실제 적용되는 플랫폼 개발 사업도 병행돼야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유용원 의원실과 THE AI, 다쏘시스템코리아, ‘AI와 우리의 미래’ 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AI가 바꾸는 대한민국 안보’라는 주제로 팔란티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IA, 퀀텀에어로 등 국내외 주요 국방 AI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기술력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