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두통, 혹시 뇌종양 신호일까?” 무심코 넘기기 쉬운 이상 징후들
머리가 무겁고 자주 아프다. 진통제를 먹으면 조금 나아지는 듯하지만 다시 반복된다. 아침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도 든다. 대개는 피로나 수면 부족 탓이라 여기며 넘기기 쉽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혹시’ 하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박철기 교수는 “두통은 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지만, 대부분 두통은 일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뇌종양과는 무관하다”며 “그러나 두통 양상이 평소와 다르고 지속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긴장성 두통, 편두통, 수면 부족, 스트레스, 눈의 피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두통이 평소와 다르게 새벽이나 아침에 심해지고, 진통제 복용에도 효과가 없으며 점차 강도가 커진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 뇌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 외에도 구토나 메스꺼움이 동반되는 일이 많다. 이때 위장 질환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또한 시야가 흐려지거나 복시, 손발 저림, 언어장애, 기억력 저하 등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 질환 가능성이 있다.
박 교수는 “뇌종양의 대부분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치료가 가능한 양성 종양이며, 수술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 관리되는 경우도 많다”며 “매년 진단되는 뇌종양 환자의 70~80%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종양”이라고 밝혔다.
양성 뇌종양은 수막종, 뇌하수체 종양, 청신경종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없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 평생 문제없이 지낼 수도 있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 조직을 침범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종양 진단은 주로 MRI 검사로 이루어지며, 수술 여부는 환자 증상, 종양 크기·위치, 성장 속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최근에는 정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치료 기술이 발전해 치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두통이라도 평소와 양상이 다르거나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 건강에 대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대부분의 두통은 걱정할 필요 없는 흔한 증상이지만, 그 속에 감춰진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