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증가하는 열사병, 빠른 대처가 생명 살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며 온열질환에 대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특히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처럼 흔히 겪는 증상도 온열질환의 초기 경고 신호일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윤정 교수는 “폭염 속 두통, 어지럼증, 탈진 등은 단순한 더위 증상이 아니라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 신호”라며 “특히 열사병은 치명률이 높은 응급질환으로 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증상 따라 구분되는 온열질환

온열질환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과도한 신체 활동으로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과도한 발한과 탈수 증상을 동반하는 ‘열탈진’, ▲종아리·복부 등의 근육 경련이 나타나는 ‘열경련’, ▲말초혈관 확장으로 인한 ‘열실신’, ▲그리고 가장 위중한 ‘열사병’이 있다.

열사병은 중심 체온이 40℃ 이상으로 상승하고, 중추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는 중증 질환이다. 특히 치료가 지연되면 혈압 저하, 전신 염증 반응,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응급의학계에서는 최근 전신 냉수침수법(cold-water immersion)을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방이 최선…정기적 수분 섭취와 실외 활동 자제가 중요

폭염시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한낮(11~16시) 실외 활동 자제 ▲수시로 수분 섭취 ▲시원한 장소에서의 휴식 ▲헐렁하고 밝은 옷차림 유지 등이다. 특히 증상이 시작될 경우 즉시 활동을 멈추고 그늘이나 실내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의식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고, 의식이 없다면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며 “응급 상황에서는 체온을 가능한 한 빠르게 39℃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최근에는 어린이나 고령자, 만성질환자뿐만 아니라 외부 활동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온열질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밀폐된 차량 내 방치 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재난이 아닌 일상적 위협이다. 온열질환은 예방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만큼, 국민 개개인의 경각심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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