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방암 환자, 의료비 외 손실도 커…재발 땐 경제 부담 가중
조기 유방암 환자는 직접 의료비용 외에도 평균 최대 7,500만 원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발 시에는 손실 비용이 최대 8,800만 원까지 늘어나, 생존 이후에도 경제적·정서적 부담이 지속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강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는 한국노바티스의 연구 후원을 받아 조기 유방암 환자의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분석한 고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조기 유방암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병행한 혼합 연구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조기 유방암 환자 1인당 평균 경제적 손실은 3,897만 원에서 최대 7,507만 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금액은 의료비뿐 아니라 근로 중단으로 인한 소득 손실, 가사 노동 손실, 자녀 보육비,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 비용까지 포함한 수치다.
재발 여부는 손실 규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발한 환자의 경우 평균 총 손실 비용이 8,813만 원에 달해, 재발하지 않은 환자보다 약 2,900만 원 더 높았다. 특히 간접 비용은 약 1.8배 더 많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기가 높을수록 부담은 더욱 컸다. 3기 환자는 1기 환자보다 평균 약 3,922만 원 더 큰 손실을 입었으며, 간접 비용 항목만으로도 약 2,400만 원이 차이 났다. 삶의 질이 낮다고 응답한 환자군에서도 간접 비용이 평균 1,062만 원 더 높았다.
조기 유방암 환자는 대부분 40~60대 여성이었으며, 대부분 가정 내에서 돌봄과 경제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치료 이후의 장기적 부담이 개인을 넘어 가족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 생존자들이 단지 의료비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경제적 손실을 감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히 재발이 정서적·경제적 충격을 모두 증폭시키는 변수로 작용해 생존 이후의 삶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정책적 논의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방암이 경제활동과 돌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여성에게 집중돼 있어, 재발이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유방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과 재발 예방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