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아이스크림 ‘메로나’ 글로벌 성장 동력
동남아·중동 공략 가속…식물성 라인업 확대로 글로벌 영토 넓혀

K-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와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는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이러한 흐름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K-브랜드의 주요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성장 배경과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올 때 메로나’라는 유행어로 잘 알려진 아이스크림 ‘메로나’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빙그레는 유제품 수출 제한에 대응해 개발한 ‘식물성 메로나’를 중심으로 유럽, 북미, 호주, 동남아 등 주요 지역에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멜론맛의 사각 바 형태로, 부드러운 식감과 과일 풍미가 특징이다. 출시 첫해 매출 200억 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연두색 사각 바’라는 독특한 비주얼과 함께 대중적 유행어 ‘올 때 메로나’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넓혔다. 국내 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1위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사진=빙그레 제공

해외 시장 진출은 1995년 하와이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2016년에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전략에 본격 착수했고, 2017년에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구축해 현지 유통망 대응력과 물류 효율성을 높였다. 현지화된 공급 체계를 바탕으로 빙그레는 미국 내에서 메로나 브랜드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메로나는 ‘과일맛 소프트바’라는 차별화된 제품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바닐라나 초콜릿, 커피 등 진한 맛의 파인트 또는 초코 코팅 제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메로나는 멜론, 망고, 딸기 등의 과일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현지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2023년 기준 매출 804억 원, 이 중 수출 비중이 602억 원에 달하며, 코스트코와 같은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에도 입점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유제품 통관 제약과 비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식물성 메로나를 투입해 성과를 냈다.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지에 본격 수출되기 시작했고, 2024년 상반기 기준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네덜란드 알버트 하인, 독일 고 아시아, 영국 오세요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비건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호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울워스, 콜스 등 대형 유통망에 입점한 식물성 메로나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멜론, 망고, 코코넛 맛을 포함한 팩 제품이 코스트코에 입점 예정이다. 호주 시장의 경우, 아시아계 이민자뿐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베트남 법인을 기반으로 ‘붕어싸만코’ 등 기존 제품의 판매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메로나 역시 현지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붕어싸만코는 연간 6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현지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2023년 베트남 법인 매출은 106억 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에서도 메로나 수출이 개시되며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빙그레는 향후 식물성 메로나를 앞세워 유럽과 호주 외에도 인도, 서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로 수출국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별 소비자 기호에 맞춘 신제품 개발도 지속할 예정이며,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글로벌 유통 파트너십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소프트 타입 과일맛 아이스크림은 해외 주요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제품군”이라며 “제품 다양성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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