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싶어지는 도시“ 비엔나… 왕궁부터 다뉴브강까지 러닝으로 즐기는 비엔나 여행

여행지를 그냥 걷기만 하는 것에서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이제 '러닝 투어리즘'에 주목해보자.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몸과 마음을 동시에 힐링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제시하고 나섰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거리부터 도심 속 푸른 오아시스, 그리고 다뉴브강의 시원한 물줄기까지, 달리면서 비엔나의 진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공개됐다.

비엔나관광청은 최근 비엔나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대표 러닝 코스 TOP 3'를 발표했다. 잘 정비된 도로와 고도의 예술성을 겸비한 역사적 건축물, 도심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푸르른 녹지, 그리고 깨끗한 다뉴브강이 어우러진 비엔나는 그야말로 '어디든 뛰고 싶어지는 도시'라는 평가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숨결과 함께하는 구시가지 러닝
비엔나 러닝의 첫 번째 추천 코스는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자랑하는 링슈트라세다. 이 순환도로는 1857년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기존 성벽을 허물고 그 자리에 조성한 폭 57m의 웅장한 대로로, 비엔나 구시가지를 원형으로 감싸고 있다.

링슈트라세는 러닝 초보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가로수 그늘 아래로 가볍게 달리며 쾌적하고 품위 있는 비엔나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를스플라츠에서 출발해 북서쪽으로 달리면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호프부르크 왕궁,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 비엔나 시청, 보티프 교회까지 30분 내에 비엔나의 핵심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러닝 후에는 링슈트라세 인근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관람을 추천한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에서는 6월 29일까지 피테르 브뤼헐 걸작을 포함한 르네상스 작품전이, 레오폴트 미술관에서는 7월 27일까지 19세기 초 비더마이어 시대 작품전이 열린다.

도심 속 푸른 오아시스, 그린 프라터
두 번째 코스는 비엔나의 자연 속에서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되찾고 싶은 러너들을 위한 그린 프라터다. 비엔나는 총면적의 50% 이상이 녹지로 구성된 세계 최고의 녹색 도시로 불리며, 그중 프라터는 20여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숲이자 비에니즈들이 가장 사랑하는 달리기 장소다.

한때 합스부르크 가문의 사냥터였던 이곳은 요제프 2세 황제가 대중에게 개방하면서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1978년 경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그린 프라터는 나무 그늘과 조용한 길, 한가로이 누울 수 있는 잔디밭까지 갖춘 도심 속 푸른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린 프라터의 하이라이트는 4.5km 길이의 가로수길 하우프탈레다. 프라터슈테른 역에서 시작해 레스토랑 루스트하우스에서 끝나는 이 메인 거리에는 약 2,600그루의 밤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봄이면 4~6줄로 늘어선 밤나무들이 하얀 꽃을 피워내 더욱 근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대자연의 물줄기를 따라 달리는 모험, 다뉴브 운하
진정한 러닝 마니아를 위한 세 번째 코스는 다뉴브 운하다. '작은 다뉴브'라고도 불리는 이 운하는 비엔나 7개 구역을 통과하는 길이 약 17km의 다뉴브강 지류로, 1870년부터 1875년 사이 조성됐다.

슈테판 대성당에서 북동쪽으로 5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며, 운하 양옆으로는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특히 비엔나에서 가장 큰 그라피티존과 함께해 해방감 넘치는 강변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자유로운 러닝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운하를 따라 달린 후에는 야외 바에서 파라솔 아래 칵테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는 것도 다뉴브 운하 러닝만의 특별한 재미다. 가로등이 잘 조성되어 있어 야간 러닝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비엔나관광청은 "러닝을 통해 비엔나의 역사, 문화, 자연을 동시에 체험하며 몸과 마음의 힐링을 얻을 수 있다"며 "새로운 녹지 공간과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더욱 쾌적하고 매력적인 러닝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