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진단받은 심혈관질환자들은 심장에 무리가 갈까 봐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절한 강도의 운동은 위험하지 않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권준교 교수팀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진단을 받은 국내 환자 3만여 명을 약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꾸준히 한 환자들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최대 13% 낮았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권준교 교수가 심혈관질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이 대표적이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0~2017년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진단을 받아 관상동맥중재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6.7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이들은 진단 전과 후 모두 국가건강검진을 받았으며, 검진 당시 운동 관련 설문에 응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량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과 후 모두 중강도 이상 운동을 지속한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사건 위험도가 1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강도 이상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을 주 1회 30분 이상 시행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진단을 받은 뒤 운동을 새롭게 시작한 그룹 역시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그룹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9% 낮았다. 이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이들도, 진단 후 운동을 시작하면 심혈관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아울러 진단 후 운동을 중단한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의 심혈관 발생 위험도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아예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피인용지수 11.8)’에 최근 게재됐다.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진단을 받았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나이, 질환 정도 등에 따른 맞춤형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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