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고려대, 수소 생산 효율 높일 유기 광전극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고려대 연구팀이 금속 산화물을 사용하지 않은 전유기 광산화전극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산성·염기성 환경에서도 부식과 박리 없이 높은 성능을 유지해 수소 생산 효율을 개선했다.

UNIST는 탄소중립대학원 김진영 교수팀과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 교수팀, 고려대 화학과 우한영 교수팀이 금속 산화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유기 광산화전극(all-organic photoanode)’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태양광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의 핵심 부품인 광전극을 모두 유기물로 제작해 기존 유기광전극의 부식과 박리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수소 생산은 광전극을 물에 담가 햇빛을 쬐면 전극 표면에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기술이다. 수소와 산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산성 또는 염기성 용액이 사용되지만 기존 유기광전극의 금속산화물 전자수송층은 이러한 환경에서 쉽게 부식되거나 유기물 층에서 분리돼 안정성이 낮았다.

연구팀은 n형 자가조립 단분자막(SAM)과 p형 고분자 전해질층을 활용한 전유기 광전극을 개발해 이 문제를 극복했다. 금속산화물을 대체한 n형 단분자막은 기판과 유기 광활성층 간 접착력을 강화하고 전자 전달 효율을 높였다. 또한, 광전극 표면에 코팅된 p형 고분자 전해질층은 정공만 선택적으로 전달하고, 표면 친수성을 개선해 수용액과의 접촉 효율을 향상시켰다.

이 광전극은 아스코르브산이 포함된 산성 환경에서 7.92 mA/cm²의 높은 광전류 밀도를 기록했다. 광전류 밀도는 수소 생산 속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별도의 보호막이나 금속 캡슐화 없이도 2시간 동안 초기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하며 뛰어난 안정성을 입증했다.

김진영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전극의 pH 민감성과 박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성과”라며 “n형 자가조립 단분자막을 광산화전극에 처음 적용해 완전 유기 구조의 실용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은 친환경 수소 생산뿐 아니라 다양한 유기 기반 광전기화학 소자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는 엽지우·이진욱 UNIST 박사와 손재훈 고려대 석·박사 통합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