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아닌 곳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가 발생하면 사망 위험이 매우 높지만, 이런 환자에게 저체온 치료를 시행할 경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심장내과 연구팀은 저체온 치료가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병원 밖 심정지(OHCA, Out-of-Hospital Cardiac Arrest)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저체온 치료는 체온을 일시적으로 32~36도까지 낮춘 후, 일정 시간 유지하고 다시 정상 체온으로 되돌리는 방식의 치료로, 주로 심정지나 뇌 손상 환자에게 적용된다. 그동안 효과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가 있었으나, 심근경색을 원인으로 한 심정지 환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분석은 드물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약 18만 건의 병원 밖 심정지 사례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2,92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서 저체온 치료 시행 여부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사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저체온 치료군은 비치료군보다 상대적인 사망률이 28% 낮았다.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서 저체온 치료 시행 여부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사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저체온 치료군은 비치료군보다 상대적인 사망률이 28% 낮았다.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분석 결과,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보다 사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저체온 치료군의 사망률이 35.1%였던 반면, 비치료군은 43.3%로 나타났으며, 위험인자 보정 후에도 저체온 치료군의 상대적 사망률은 약 28% 감소했다.

또한 치료 개시 시점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도착 후 치료 시작까지 걸린 시간을 사분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3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사망 위험이 약 60%, 뇌 손상 발생률은 약 37% 낮았다.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서 저체온 치료를 시행한 결과, 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신경학적 예후 악화 위험이 낮았다.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서 저체온 치료를 시행한 결과, 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신경학적 예후 악화 위험이 낮았다.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Medicine(IF 7.1)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심정지 환자의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김용철‧배성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게 저체온 치료의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첫 대규모 연구”라며 “국가 단위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즉시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이오현 교수는 “저체온 치료를 얼마나 신속히 적용하는지가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이는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 결정과 시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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