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도 궁합이 있다>라는 제목으로 전통 그림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작년 봄꽃이 막 필 때부터 올해 봄까지 꼭 1년을 채웠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연재를 맞이하였다. 

<그림에도 궁합이 있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그림으로 궁합을 본다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목에 ‘그림’과 ‘궁합’을 넣은 이유는 두 가지다. 

그 하나는 그림의 속뜻을 읽을 때, 그림의 소재끼리 궁합이 딱 맞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와 나비, 모란과 화병, 까치와 호랑이 등은 항상 함께 등장한다. 다른 하나는 나와 궁합이 맞는 그림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건강, 행운, 승진, 시험 합격 등 자신의 상황에 알맞은 그림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서화감상(書畫鑑賞)> 김홍도 /출처=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

위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서화감상>이다. 스승과 제자들이 모여 진지하게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이 그림을 통해 당시 문인들이 학문 연마는 물론 예술적 교류 활동도 매우 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예술적 소양도 풍부했고, 예술을 감상할 줄 아는 심미관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그것은 현재 세계인이 향유하는 K-컬처가 증명하고 있고, K-컬처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전통 그림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부족하다. 그 부족함의 보완은 동양화, 한국화 등 용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동양화는 서양화에 대응하는 용어다. ‘동양화’라는 용어는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서양화부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동양화부 분야가 신설되면서 쓰이기 시작했으니 일제강점기에 새로 만들어진 용어다. 정작 동양화라는 용어를 만든 일본은 물론 중국도 동양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자신들의 전통 그림을 일본은 일본화(日本畵), 중국은 국화(國畵)-중국화(中國畵)를 줄여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미술계의 많은 분들이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 1980년대 초에야 비로소 동양화 대신 한국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화라고 정의할 수 있는 기법, 형식 등의 실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서양화 역시 한국적 그림으로 발전하여 정착되었는데 전통 그림만을 한국화로 정의한다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그래서 현재는 우리 전통 그림을 재료와 기법에 따라 수묵화, 수묵담채화, 채색화 등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당연히 동양화, 한국화와 같은 이름이 없었고, 그림은 모두 ‘서화(書畵)’라고 하였다. 즉, 서(書)는 글씨이고, 화(畵)는 그림이다. 이 둘을 합친 서화가 넓게는 미술이란 용어와 같은 개념이었다.

지난 일 년 동안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모든 분에게 오복이 늘 함께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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