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제작발표회 / 사진: 디지틀조선일보DB

박보검이 약 10년 만에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 돌아온다. 2015년 KBS '뮤직뱅크' MC를 맡았던 그가 2025년 같은 방송사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인 '더 시즌즈'를 이끄는 MC로 발탁된 것. 특히 최승희 PD는 "이렇게 욕심이 많은 MC는 저도 처음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박보검이 이끌어갈 '칸타빌레'에 궁금증이 더해지는 이유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는 KBS 2TV 심야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 - 박보검의 칸타빌레'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최승희, 손자연, 최지나 PD와 밴드 마스터 최동환, 그리고 이번 시즌을 책임지게 될 MC 박보검이 참석했다.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시즌제 방식을 도입한 '더 시즌즈'는 각기 다른 장르 및 색깔을 가진 MC가 뮤지션과의 가교 역할을 이어왔다. 어느덧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더 시즌즈'는 그간 뮤지션 출신을 MC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배우'인 박보검을 MC로 발탁했다. 최승희 PD는 "'더 시즌즈' 최초로 배우가 MC를 맡게 됐고, 큰 기대감과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검 씨가 그 기대에 걸맞게 정말 욕심도, 열정도 많아서 계속 저희 제작진에게 회의를 하자고 한다. 여러 프로젝트 아이디어도 많고, 제안을 많이 주시고 있다. 이번 시즌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박보검은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이후 연기 활동을 하는 동시에 OST 참여, 음원 발매, 뮤지컬 출연 등 한결같은 음악 사랑을 보여왔던 배우다. 또한 '유희열의 스케치북',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 등에 출연해 출중한 노래 실력과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며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과의 인연을 이어온 바 있다. 최승희 PD는 "보검 씨가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음악인들에 대한 리스펙의 마음이 깊으시다"라며 "저뿐만이 아니라 앞서 '더 시즌즈' 연출을 맡으셨던 PD 님들도 보검 씨한테 제안을 많이 드렸었는데, 이번 지시즌에 운이 좋게 보검 씨를 잡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박보검은 "사실 지금도 앞서 멋진 게스트분들을 모시고 이끌어주셨던 MC분들만큼의 내공이나 경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수많은 K-팝을 알리고, 더 나아가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분들의 이야기를 못 듣겠다는 마음이 컸다. 또 저의 지금의 모습을 많은 관객과 시청자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행복한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박보검은 이번 시즌의 타이틀이 된 '박보검의 칸타빌레'라는 제목을 직접 짓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드러냈다. '노래하듯이'라는 의미를 가진 음악 용어인 'cantabile'(칸타빌레)는 11년 전 박보검이 출연했던 KBS 2TV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와도 연결이 되는 제목으로 의미를 더했다.

박보검은 "저한테 KBS는 따뜻한 공간"이라며 "특히 KBS '뮤직뱅크'가 전 세계에 송출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일도 칸타빌레'를 통해 음악 드라마 연기를 한 모습을 시청자분들께서도 많이 회자를 해주셔서 저한테 어떤 기회가 생긴다면 내 이름을 걸고 '칸타빌레'라는 이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타이틀을 흔쾌히 수락해 주신 제작진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KBS에서 다시 MC로서 마이크를 잡은 소감은 어떤지 묻자 "감회가 굉장히 새롭다"라며 박보검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보다 많은 분들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이야기를 들으며 관객들과도 잘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다. 모두가 '노래하듯이'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박보검의 열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줄 차별점에 대해 묻자 박보검은 "모두에게 행복한 음악여행이 됐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조금씩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번 시즌 동환 님께서 새로운 시그널 송을 작곡하셨는데, 그 곡에 어울리는 가사를 직접 써서 시그널 송을 만들면 어떨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칸타빌레, 봄과 어울리는 가사를 생각하는데 정말 어렵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음악인 분들의 노고를 조금 더 경험하게 된 것 같다. 앞으로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보검은 "저희가 관객분들이 입장할 때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준비 중이다. 제 이름이 영어로 'BOGUM'이라 'BGM'이라는 이름으로 관객들께 추천하고 싶은 음악을 선물하고,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최승희 PD는 "직접 픽한 노래를 방청석에서 녹화를 기다리는 분들께 들려드리려는 계획이다. 멘트까지 직접 쓰고 있다"라며 "저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여기에 더해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 걸맞은 MC 톤도 준비 중이라며 "조금 더 진중하고, 진솔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위트 있게 하려고 한다"라며 "잠을 이끌어가는 시간이라 포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톤을 보여드리려고 생각했다. TV를 트셨을 때 '이 시간이 따뜻하고 포근하다'라고 느낄 수 있게 아름답고 멋진 무대들이 채워질 예정이라 저도 많은 기대가 된다"라고 답했다. 

다만 '더 시즌즈'는 최근 시청률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 시즌은 1%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한 보완점이 있는지 묻자 최승희 PD는 "저 또한 그 부분에 대해 무겁게 생각하고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저희 방송 시간이 금요일 밤 10시다. 그 시간대 다른 채널에서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라며 "만약 시청률을 중요 지표로 생각했다면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신인을 소개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저희는 음악 프로그램이 가진 정체성과 명분, 의미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러한 가치로만 얘기할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열심히 노력할테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손자연 PD 역시 "KBS 심야 뮤직 토크쇼가 30년이 넘었다. '더 시즌즈'도 일곱 번째 시즌까지 오게 됐는데, 계속해서 이 프로그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으며, 최지나 PD 또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매주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봄과 함께 돌아오는 KBS 2TV '더 시즌즈 - 박보검의 칸타빌레'는 오는 14일(금)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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