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선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다현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다현은 지난 2015년 그룹 트와이스로 데뷔해, 트와이스 멤버로 활동을 이어왔다. 그리고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통해 처음 배우로 발을 내디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진우(진영)가 첫사랑 소녀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다현이 맡은 '선아'는 외모도 공부도 1등인 모두의 첫사랑 소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연출한 조영명 감독은 예능PD 출신으로 과거부터 다현을 눈여겨봤다. 그도 그럴 것이, 다현은 음악 방송할 때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와 있는 사람이었다. 작은 일에 보여준 성실함은 그때의 조영명 감독에게 커다란 '다현'의 인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인상이 '선아'의 일부가 되었다. 조영명 감독은 "우리가 3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 13을 가져와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게 준비하는 배우"라고 함께 작업한 이후에도 변함없이 다현에 대해 이야기한다. 벌떡 일어서서 고개를 숙인 다현의 인사를 시작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모든 질문에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성실하게, 모범생 '선아' 그 자체의 이야기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선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다현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Q.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무대가 아닌 극장에서 관객과 마주하게 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첫 영화가 개봉하고, 스크린에서 저를 마주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저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처음 갔다. 너무 의미가 있는 자리였고, 행복했다.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주셔서 그날을 정말 잊을 수 없는 것 같다. 너무너무 감사했다. 주신 만큼 저도 열심히 연기하면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개봉 후, 무대인사를 통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게 되는데, 한 분 한 분 너무 소중하다. 날씨도 쌀쌀하고, 극장에 오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한 분 한 분의 발걸음이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다."

Q. 첫 영화이면서 동시에 타이틀롤을 맡았다.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부담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처음이다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 기회가 너무 소중한 걸 알기에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연기에 대한 꿈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트와이스로) 데뷔하기 전 초등학생 때, 부모님과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엄마가 '우리 딸, 언젠가 큰 스크린에서 볼 날이 올까?'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다. 잊고 있었는데, 영화를 준비하면서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나더라. 최근에 '엄마, 나 데뷔 전에 극장에서 엄마가 한 이야기 기억나?'라고 여쭤봤는데, 엄마가 '우리 딸 진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네'라고 기억하고 답해주셨다. 조금 울컥하기도 했다.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큰 것 같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스틸컷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Q. 선아는 학교에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공부도 잘했고, 얼굴도 예쁘고, 남학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인물이다. 동시에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있는 듯한 모습도 비친다. '선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임했나.

"아무래도 저희 영화가 진우(진영)의 시점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감독님과 선아에 대해 진짜 엄청 많이 대화를 나눴다. 선아는 어떤 집에서 살고, 가족관계까 어떻게 되며, 18살이 된 선아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주 궁금했었다. 감독님께서 말씀해 주신 선아의 전사가 있다. 선아의 엄마는 채소 가게에서 일하시고, 아빠는 경찰관이셨는데 범죄를 저지른 나쁜 사람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돌아가셨다. 선아는 맏딸이고,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다. 그래서 집에서 엄마 같은 역할을 했을 거로 생각했다. 진우에게 이야기할 때, 엄마가 잔소리하는 느낌도 그래서 있었을 것 같다. 진우가 격투기에 빠졌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릴 때 아빠의 경험으로 더 크게 자리했을 것 같다. 선아는 싸움을 싫어하고, 생각도 많고, 그런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캐릭터를 구체화했다.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Q. 선아와 진우의 감정선이 굉장히 순수하고 미묘하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스크린에 담아내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떤 감정선을 고민했을까.

"처음 선아는 진우의 우유갑 장난 때문에 선생님께 혼나고, 벌을 서게 된다. 처음에는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선아가 책을 놓고 왔고, 진우가 자기 책을 빌려줬을 때 '뭐지?' 생각했을 것 같다. 그리고 진우의 교과서 속 낙서를 보며,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손 글씨 노트를 주게 되는 것 같다. 빗속 버스정류장에서 둘이 물장난칠 때가 제일 큰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아는 소나기가 오면, 피하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는 아이였을 거다. 그런데 진우를 통해 처음으로 비가 오는 밖으로 나왔다. 선아 입장에서는 일탈이었고, 갇혀있던 자기 세상에서 진우를 통해 조금씩 확장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시험 성적 내기에서 이긴 후에도 선아가 머리를 쓱 푸는 게 아닐까 싶다. 저는 가장 큰 포인트는 소나기 장면이었던 것 같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선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다현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Q. 선아에게 이입하며, 자신의 '그 시절'을 떠올렸을 것도 같다. 어떤 학생이었나. 학교에서 분명 인기가 많은 학생이었을 것 같다.

"그랬던 것 같다. (웃음)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받아 본 적이 있던 것 같다. 저는 선아랑 닮은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선아는 수줍음이 많은 친구인데, 저도 그랬다. 발표할 때 손을 드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했고, 선생님께서 '몇 페이지 읽어봐'라고 하시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읽는 것도 많이 떨렸다. 그런데도 장기자랑이나 반장 선거는 빠지지 않고 나갔다. 그래서 반장, 부반장도 해봤다. 선아가 선생님 오셔서 '차렷, 경례'하고 인사하는데 그때 저의 예전 생각이 났다."

Q. 진영과의 로맨스 호흡은 어땠나. 아이돌로 데뷔해 배우로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까지, 닮아있는 지점이 많아 조언해 준 지점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선배님을 제 첫 작품에서 만난 게 복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배려도 깊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다. 제가 처음이라 모르는 것들을 다 설명해 주셨다. 현장에서 감독님은 멀리 떨어져 계셔서 무전으로 디렉션을 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촬영하다 보면, 해가 지는 등 여러 이유로 빨리빨리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저는 감독님의 디렉션을 듣고 다음 대사, 이전 연기와 연결된 연기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때가 있었다. 그럴 때 진영 선배님이 '이렇게 해보자'라고 조언을 주셔서 그대로 하면 '오케이'라고 감독님께 사인이 왔다. 저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극 중에서 친구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편하게 다가가지'라고 감사하게도 먼저 다가와 주셨다. 저뿐만 아니라 신인 배우 친구들도 함께 촬영을 떠나서, 정말 친구 느낌의 바이브가 많이 나온 것 같다. 실제로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 보드게임을 가져와서 같이 놀기도 하고, 정말 많이 가까워졌다. 그 속에서 진영 선배님께서 늘 중심을 잡아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정말 친구들처럼 편안하게 나온 것 같다."

사진 : 다현 인스타그램

Q.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속 웨딩드레스를 입은 장면이 정말 눈부시게 예뻤다. 스스로 본 자신의 결혼식은 어땠나.

"결혼식장에서 선아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건 삼촌이다. 삼촌 손을 잡고 웨딩 로드를 걸어가는데, 연기지만 기분이 묘했다. 결혼식장에 제 친구들이 와있고, 신기하기도 했다. 저도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날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 같이 출연한 배우들과도 사진을 많이 찍었다. SNS에 올리고 싶어서 정리 중이다. 되게 좋고 신기했다."

Q.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가 함께 영화를 보고, 후기를 올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사회 날 일정이 있어서 못 오셨다. 함께 보자고 하셔서, (박진영) PD님과 단둘이 영화를 봤다. 다 예약해 주시고, 준비해 주셨다. 제가 처음 연기에 도전하다 보니, PD님께서도 처음에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보시다가 점점 몰입하며 봐주시더라. 영화를 보시면서 저에게 자꾸 질문도 하셨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너무 재미있게 보셨다. 마지막에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진영 다현' 이렇게 블랙 화면에 나온다. 그런데 PD님께서 (자신의 이름과) 스펠링까지 똑같다고 신기해하셨다. PD님께서 영화 볼 때 '트와이스 다현이 아닌, 진짜 선아라서 좋았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인상 깊었다. 되게 감사했던 것 같다."

Q. 트와이스 멤버 쯔위는 시사회 이후 정말 깨알 같은 글씨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현을 향한 응원을 전했다. 데뷔 후, 여러 해가 지났는데 트와이스는 여전히 멤버를 향한 온도가 뜨겁다. 그 비결이 있을까.

"제가 중학생일 때, 쯔위를 처음 봤다. 말을 걸고 싶어서 '셰셰, 니하오, 워아이니' 등 아는 중국어를 총동원해 친해지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쯔위가 이렇게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한다. 그리고 글 속에 마음마저 느껴지니 좀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정말 고마웠다. 멤버들이 다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지난해 쯔위가 처음으로 솔로 아티스트로 도전했다. 그때 '뮤직뱅크' 현장에 응원하러 갔는데, 항상 9명이 같이 하다가, 쯔위가 홀로 너무 멋지게 무대를 꽉 채우는 모습을 보며 기특하고 자랑스러우면서도 그 과정 내내 얼마나 혼자 고민하고 노력했을까 생각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멤버들도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저희는 한 마음인 것 같다. 트와이스는 트와이스가 제일 사랑하는 것 같다. 여전히 앨범 준비할 때 정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어떻게 하면 팬 분들이 좋아해 주실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그런 열정도 크고, 멤버들이 각자 개인 활동을 다 하고 있는데, 서로 진심으로 응원해 준다. 그런 마음인 것 같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스틸컷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Q. 조영명 감독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선아 역에 다현을 캐스팅한 이유로 모범생 같은 면을 꼽았다. 그리고 작업하면서도 '3을 요구하면 늘 13을 가져오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배우'라고 극찬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신만이 가진 삶의 중요한 지점이 있을 것 같다.

"감사인 것 같다. 감사하면, 그날 하루가 바뀐다. 삶을 살아가며 예상치 못한 순간이 온다.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계획이 틀어지기도 한다. 그때마다 속상하고, 다운되면, 그 기운으로 그날 하루를 힘들게 살게 된다. 그런데 감사하면,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네'라고 감사를 찾게 된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기쁨이 오더라. 그래서 항상 감사하려고 한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 처음 도전한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

"제가 숫자 7을 좋아한다. 저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제가 7월 7일 JYP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처음 출근했다. 그리고 딱 3년 후인 7월 7일에 트와이스 팀이 확정됐다. 그리고 7월 7일 저녁 7시에 트와이스가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웃음) 멤버가 9명인데 저희는 뭐든지 나이순으로 한다. 그런데 제가 7번째다. 7이라는 숫자가 의미가 커서 7을 넣고 싶은데, (망설이다) 17점?"

Q. 시작이 반이니, 일단 50점은 갖고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77점은 어떨까.

"시작이 반이니까, 그럼 77점으로 해볼까요? 그래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웃음)"

Q. 배우로서 출발선에 서 있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르나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을까.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알고 있다. 그래서 저는 저에게 제안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다. 일단 가리지 않고 다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에게 제안을 주시면, 그 역할에 고민하고, 그 역할에 온전하게 임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임하며 연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어떤 작품이든, 저에게는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선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다현 / 사진 : 영화사 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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