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에단 제임스 그린이 촬영한 2025년 피렐리 캘린더 ‘Refresh and Reveal’이 11월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소재 자연사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 제공=피렐리

피렐리의 51번째 에디션인 이번 캘린더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미국 마이애미 버지니아 키 비치 파크의 해변과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됐다.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배우 및 예술가, 가수, 모델들이 참여했으며, 그중 일부는 작가와 오랜 기간 협업해 온 인물들로 알려졌다.

총 24장으로 구성된 ‘Refresh and Reveal’은 국내 패션 모델 겸 배우 정호연과 미국의 활동가이자 배우 겸 모델인 헌터 샤퍼, 인도계 미국인 TV 진행자이자 작가인 파드마 락슈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 이탈리아 가수 겸 배우, 모델인 엘로디, 영국 배우 시몬 애슐리와 조디 터너 스미스, 존 보예가, 미국 예술가 마틴 구티에레즈, 미국 모델이자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코니 플레밍, 미국 모델 제니 시미즈 등 12명의 피사체를 각각 컬러와 흑백 사진으로 담아냈다. 특히 이번 캘린더에는 작가인 에단 제임스 그린도 포함됐으며, 작가가 직접 모델로 출연한 것은 2022년 브라이언 아담스, 2024년 프린스 지야시에 이은 세 번째 사례다.

에단 제임스 그린은 1964년부터 2025년까지 6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피렐리 캘린더 촬영을 위해 선정된 43명의 위대한 예술가들(일부 에디션은 사진작가 2인조가 촬영) 중 가장 최근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번 작업에는 유명 패션 매거진 Vogue의 전 패션 에디터 토니 굿맨이 프로젝트 패션 디렉터 겸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등 각 분야별 유명 크리에이티브들이 팀을 이뤄 전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에단 제임스 그린은 “2025년 피렐리 캘린더 ‘Refresh and Reveal’은 모델들의 모습을 진정으로 포착하고, 아름다우면서 시대를 초월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1990년대 리처드 아베돈과 허브 릿츠가 촬영한 캘린더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라며, “사람들이 20년~30년 후에 다시 보더라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앞으로도 참고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내가 이루고 싶었던 가장 큰 목표였다”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피렐리

이어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개념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넓어졌다. 오늘날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항상 아름다움을 기념해 온 피렐리 캘린더와 같은 맥락에서 이를 표현할 수 있어서 기뻤다”라며 “캘린더의 기원으로 돌아가 현재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신체를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콘셉트를 ‘Refresh and Reveal’로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모델 캐스팅과 관련해 에단 제임스 그린은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배우, 예술가, 가수, 모델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작업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프로젝트의 콘셉트에 공감했으며 그 덕분에 멋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라며, “사진작가로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피사체가 편안함을 느낄 때 최고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촬영 중에 많은 지시를 하더라도 나는 촬영 대상이 나와 함께 작업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둔다. 즉 항상 협력적이고 열린 자세를 유지해 왔으며, 이는 피렐리 캘린더에서도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나의 모든 작업은 동일한 영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프로젝트가 패션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출간한 두 번째 책 ‘Bombshell’의 경우 모델의 섹슈얼리티와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탐구한 것처럼 말이다”라며 “피렐리와 같은 프로젝트의 접근 방식에도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있다. 협업은 작업에서 매우 중요하며, 모델들은 나와 함께 이미지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업에 참여한 패션 디렉터 토니 굿맨은 “이번 프로젝트는 신체와 태도, 섹슈얼리티, 자유 등 무언가를 드러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즉 피렐리의 우아함과 비전을 존중하면서 이를 드러내기 위해 감추어야 할 점도 있었다는 것으로, 패션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를 드러내는데 있어 개인적 태도를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써 옷을 찾는 것이 큰 과제였다”라며 진행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다만 폭넓은 피팅을 진행하고 다양한 옷을 입어 보면서 모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신뢰 덕분에 모델들은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자신들이 매우 안전한 손길 아래에 있으며, 스스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이를 결정할 수 있을지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피렐리

아울러 토니 굿맨은 “에단 제임스 그린은 우아함과 퀴어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요즘 시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사진작가로서 쌓아 온 그의 경험과 성격은 그가 만드는 이미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는 매우 예민하고, 매우 대담하며, 매우 당당하다. 스튜디오에서 빛과 연출을 통해 완벽하게 구현해 내는 모습은 놀랍기도 하다”라며, “다양한 커리어 중에서도 이번 작업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도전적인 과제였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가 쓰는 말 중 부족한 단어 중 하나이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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