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부터 젤리슈즈까지 대박 친 '콰니' 손경완… 세 아이 육아와 일 원동력은?
"세 아이의 엄마로 육아와 사업을 병행하는 것은 엄청난 삶의 원동력이지만, 기동력은 떨어져"
패션 브랜드 콰니(KWANI)의 손경완 대표는 세 아이를 키우는 성공적인 워킹맘 CEO다. 올해 빅백(Big bag) 트렌드가 돌아오면서 재조명 받는 콰니의 '스터드백'은 한때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가방이다. 또 여름 장마철과 휴가철마다 인기를 끌었던 젤리슈즈 '헤븐리젤리' 그리고 의류 브랜드 '케임어폰'을 운영하며 패션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 가방으로 불린 콰니의 사업 여정은 손경완 대표의 개인 블로그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 호텔 홍보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손 대표는 결혼 후, 5년여간 세 아이의 출산에 집중하며 육아에 전념했다. 이후 셋째 아이가 3살 무렵 블로그를 열고 육아, 라이프스타일 등 소소한 일상의 정보 등을 올리며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했다. 신발에 관심이 많았던 손 대표는 본인이 소장한 신발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렸고 그중의 하나가 젤리슈즈였다. 이웃들의 요청으로 젤리슈즈 공동 구매를 하게 됐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콰니 브랜드 출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전부터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은 있었지만, 종잣돈이 문제였다. 젤리슈즈의 성공으로 모은 자금으로 가방 샘플 제작을 시작했고, 이는 콰니의 대표 상품인 스터드백으로 이어졌다. 이 가방은 덮개를 열지 않고도 안에 있는 소지품을 쉽게 꺼낼 수 있는 형태로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 세련됨을 겸비해 2013년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경완 대표는 가방 샘플 작업과 동시에 젤리슈즈 브랜딩에 주력했다. 디자인 등록권자와 독점 계약을 맺은 후, '헤븐리젤리'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손 대표는 다양한 사이즈와 컬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헤븐리젤리가 출시 첫해부터 여름 시즌 내내 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헤븐리젤리의 대표 상품은 사각 펀칭 디자인의 젤리슈즈다. 손 대표는 최근 '신꾸(신발 꾸미기)' 트렌드에 맞춰 '토츠핑'이라는 신발 액세서리를 출시해 또다시 큰 호응을 얻었다. 토츠핑은 '토핑'과 '파츠'의 합성어로, 크록스의 지비츠와 유사한 개념이다. 손 대표는 "헤븐리젤리만의 고유명사로 '토츠핑'이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는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는 토츠핑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브랜드 전략을 귀띔했다.
손 대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그동안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견딜 만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10대에 접어든 요즘은 오히려 더 버겁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자유롭게 놀게 해도 됐지만, 지금은 그들의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라고 말하며 청소년기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는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힘들 때마다 열심히 나아가야 한다는 엄청난 원동력이 된다"며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하지만 동시에 "일에 있어서는 기동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느끼는 모순된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손 대표는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일, 가정, 그리고 운동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챙기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 브랜드는 가방, 신발, 의류까지 아우르는 종합 패션 브랜드이지만, 유행만 좇는 것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변화를 추구해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