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의료 서비스, 디지털 헬스 저해
공공과 민간 하나된 의료 플랫폼 제작 필요

박재현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는 디지털 헬스의 긍정 효과를 키우려면 연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기자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디지털 헬스 환경을 만드려면 기존 서비스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박재현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컨퍼런스 ‘AI BUS’ 연사로 나와 진정 디지털 헬스 효과를 이루려면 우선 연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의료 분야에 쓰이는 다양한 서비스는 단절됐거나 중복돼 있는데, 이를 하나의 유기적인 서비스로 연계한다면 더 많은 디지털 헬스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단 설명이다.

그는 현재 국내 의료 분야에 아쉬운 점은 각 의료기관이 서로 단절돼 있단 점을 지적했다. 각 서비스가 단절돼 있어, 소비자는 서비스마다 돈을 지출해야 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일례로 한 병원에서 MRI를 촬영했는데, 다른 병원에 가서도 똑같은 촬영을 하는 것은 골든타임 확보와 경제성 모두에서 불필요한 행위라고 밝혔다. MRI 촬영 영상을 클라우드 등을 통해 각 병원에 연결할 수 있다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는 그 연결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병원, 보험사, 요양원 등이 다 연결된다면 사용자는 여러 서비스에 신청하고 상담할 필요가 없다. 한 번의 입력만으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통합 돌봄 서비스의 성공 요인도 어찌 보면 이 같은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의료 분야도 AI 기술 발전에 발맞춰 앞으로 단절된 부분을 연결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서비스의 연결은 AI 산업 방향과도 동일하다고 했다. 현재 AI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오디오, 생체신호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연결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이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 분야의 데이터가 연결되고 또 여기서 나온 서비스들이 연결돼 제공된다. AI가 오픈 생태계에서 발전한 만큼, 모델과 데이터가 연결되며 발전하는 셈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AI 생태계에 발맞춰 의료 AI 분야도 데이터뿐 아니라 여러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과 민간이 합심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도 디지털 헬스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AI 기술 등이 탑재되는 디지털 헬스는 가입자와 사용자가 많아야 한다. 사람이 모여야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가 쌓이고 서비스 역시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플랫폼은 가입자가 많이 확보되면 데이터가 확보되고 통합 연계 서비스가 나오고 투자금이 쌓이며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도 이러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의료 데이터 등은 민감하기 때문에 공공과 민간이 함꼐 플랫폼을 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BUS는 ‘AI 부산(BUSAN)’의 약자로, 부산시가 AI 신산업을 이끄는 첨단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마련한 컨퍼런스다. THE AI, 부산대, 부산대병원, 부산대 AI대학원, 부산광역시 교육청, 부산대 AIEDAP 경남권역 사업지원단이 주관·주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AI 도시 부산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의료, 교육에 관한 AI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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