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리벨리온에 200억 투자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와에드벤처스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에 2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그룹으로 와에드벤처스에 5억 달러(약 7000억원) 규모를 전액을 투자했다. 와에드벤처스는 사우디 경제 산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설립 이후 7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신사업 성장성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이번 투자로 리벨리온은 사우디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이는 사우디 정부가 자국 내에 자체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 ‘소버린(sovereign·자주적인) AI’ 목표의 일환이다. 8월부터는 리벨리온 AI 반도체가 아람코 데이터 센터에 도입할 수 있는지도 검증할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와에드벤처스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시장 진출도 꾀한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에 강점이 있다. NPU는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AI 반도체다. 인간 뇌가 수많은 신경세포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는 것처럼 인터넷 연결 없이 데이터 처리와 학습·추론이 가능하다.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값비싼 GPU를 대응할 AI 시대 새로운 대책으로 꼽힌다. 디바이스 단위 AI 구현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열리면서 NPU의 인기도 높아졌다. 저전력·고효율에 장점이 있다.
리벨리온은 2021년 ‘아이온’을 출시하며 AI 반도체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양산에 들어간 두 번째 NPU인 ‘아톰(ATOM)’은 국내 NPU 중 처음 데이터센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리벨리온은 리벨(REBEL)이라는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NPU로 LLM 시장을 공략할 전략이다.
리벨리온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 중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올해 초 1650억 원 규모 시리즈 B라운드 투자(사업 확장 단계)를 받았으며 앞서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등 해외 대형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 계기로 리벨리온은 9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되면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 반열 가까워졌다.
최근 리벨리온은 SK텔레콤 AI 반도체 계열사 사이온코리아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는 지분에 한정된 것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