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및 관련 질환 발병에 개인의 유전적 소인보다 생활 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원홍희 교수(교신저자),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김민서·심인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하버드의대 애밋 케라(Amit V. Khera) 교수팀과 함께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3만 8천여 명의 유전체 및 생활 습관 정보를 분석해 비만 위험을 올리는 유전변이가 있더라도 생활 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와 관련된 유전 변이를 종합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 신체활동, 식이, 좌식 생활, 음주, 수면 등 5가지 생활 습관 요인을 점수화해 건강한 생활 습관 점수를 산출했다.

비만 관련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 수록 생활습관에 따라 비만 위험 차이도 커졌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 결과, 유전적 위험도가 높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의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유전적 위험도가 낮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비만 위험도는 3.5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비만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고위험군이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우 비만 위험이 2.16배로 떨어졌으며, 중등도 위험을 가진 사람이 나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2.63배)와 비교해서도 낮았다.

생활 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적 위험도를 나타내는 점수를 기준으로 75세까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했을 때 하위 5%에서는 8.5% 차이 났으나, 상위 5%에서는 22%까지 벌어졌다.

특히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TV 시청 및 컴퓨터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경우 비만의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이어 낮은 신체활동과 부적절한 식단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만 환자들이 생활 습관의 모든 측면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좌식 행동 감소와 같은 특정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제1저자인 김민서, 심인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적 소인과 생활 습관이 독립적으로, 또 상호작용을 통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생활 습관의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이 심혈관계 질환 등 비만 관련 15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유전적 비만 위험이 높은 사람들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관련 질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원홍희 교수는 "개인의 유전적 비만 위험도를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비만 및 관련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예방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사질환 분야 권위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IF 27.7)'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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