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Meerkat-7B’, 소형언어모델 최초 미국 의사면허시험 통과

아이젠사이언스가 고려대학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이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의료 분야 언어모델 인공지능(AI)이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회사 아이젠사이언스는 3개 기관이 연합해 개발한 sLLM(small LLM, 소형언어모델)인 ‘Meerkat-7B’가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을 통과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sLLM은 기관 내부에 설치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으로 매개변수(parameter)를 줄여 비용을 줄이고, 미세조정(fine-tuning)으로 정확도를 높인 모델이다.

Meerkat-7B의 복잡한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다단계 추론 능력을 갖춘 의생명분야에 특화된 sLLM 모델로, 매개변수는 PC 한 대에서도 설치 및 활용할 수 있는 크기의 70억 개에 불과하다.

사측은 60점이 평균 합격선인 미국 의사면허시험에서 기존의 최고 sLLM인 MediTron-7B는 52점으로 통과에 실패했지만, Meerkat-7B는 74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통과해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7개의 의료 벤치마크 성능평가에서 GPT-3.5(175B) 모델보다 평균 13% 높은 성능을 보임으로써 의료 분야에서의 오픈소스 모델 개발이 중요한 진전을 이뤘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eerkat-7B와 같은 의생명 특화 언어모델은 병원 내에서는 임상 의사 결정 지원, 비표준화된 의료 차트의 정리와 같은 의료·원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약 회사에서는 특허 분석, 임상 설계, 문서 작성 등의 노동 집약적이고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를 지원해 각 분야 전문가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젠사이언스 강재우 대표는 “의생명 분야에서는 매일 3000편 이상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는데, 이렇게 방대한 정보 속에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질병 표적 단백질을 식별하고 검증하는 작업은 매우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라며 “Meerkat-7B를 통해 새로운 약물 타깃을 발굴하는 과정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 특화 LLM을 활용한 신규 사업모델 또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