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화려했던 18세기 베르사유를 엿보다, 영화 ‘잔 뒤 바리’
색색의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려 한껏 화사해진 계절, 프랑스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18세기 베르사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가 개봉했다. 제76회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잔 뒤 바리’다.
잔 뒤 바리는 루이 15세의 공식적인 마지막 정부로 알려진 인물이다. 영화는 천민 출신인 잔 뒤 바리가 루이 15세의 정부 자리까지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베르사유 궁전에서 벌어졌던 마리 앙투아네트와의 신경전 등 잔 뒤 바리의 일생을 순차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신분을 초월한 루이 15세와의 잔 뒤 바리의 사랑이 순수했음을 강조하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베르사유의 역사를 재조명해 보여준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가장 화려했던 18세기의 베르사유를 완벽히 재현한 영화는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특히 좀처럼 촬영을 허가하지 않는 베르사유 궁전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는 프랑스 정부의 주도하에 귀족들의 파티, 결혼식, 사신 접견 등이 이루어졌던 357개의 거울이 장식된 70m가 넘는 길이의 일명 '거울의 방'으로 불리는 대홀을 비롯해 왕의 침실, 정원, 별채 등 베르사유 궁전의 모든 내부를 올로케이션으로 완벽히 담아냈다. 또한, 세트장이 아닌 실재 공간에서 그 시절의 프랑스 왕과 귀족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베르사유 궁전을 18세기로 완벽히 되돌린다. 이밖에 한껏 후덕해진 모습으로 루이 15세를 연기한 조니 뎁을 비롯한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도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영화는 우리가 몰랐던 베르사유의 삶을 현실감 있게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재미와 고증 모두 프랑스판 ‘광해, 왕이 된 남자’라 부를만한 영화는 지금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