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민운동의 시작… ‘과실연 AI미래포럼’ 창립
“AI를 시민사회 속으로”, 16인 AI 전문가 한뜻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국내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한국 AI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AI를 시민사회 속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을 본격 시작했다. 그 시작은 과실연 AI미래포럼 창립이다.
AI미래포럼은 2021년 3월 17일 국내 AI 전문가 150여 명이 모여 탄생했다. 지금은 700명이 넘는 멤버들로 구성한 AI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이 포럼은 지난 3년간 AI가 불러온 거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한국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과실연은 AI미래포럼을 AI를 시민 속에 내재화하기 위한 하나의 시민운동 개념으로 고도화한다고 밝혔다. 매월 ‘시민들과 함께하는 AI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AI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위원회와 연계해 ‘지역으로 찾아가는 AI 강연’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과실연은 기존 9인 공동의장단 체제에서 각 분야 AI 전문가 7인을 추가 합류해 총 16인의 의장단 위원회로 개편했다. 제조, 의료, 국방, 법률,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AI 확산이 가속화할 수 있게 했다. 또 과실연 내 AI 정책연구소를 신설했다. 과실연 공동대표인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초대 소장을 맡는다.
과실연은 AI미래포럼 창립발기문을 통해 “AI가 불러온 변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점점 더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과실연 AI미래포럼은 과실연 AI정책연구소와 함께 과학시민의 AI 리터러시 강화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면서 “모두의 AI(AI for all), AI와 다양성 및 포용성 강화, AI 격차 혁파를 위한 시민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단은 강현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 김영민 서울대 교수, 김현진 서울대 교수, 김홍석 구글코리아 기술부문 대표, 류정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겸 카카오엔터 VP, 배순민 KT-AI2X Lab장,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데이터연구단장,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 유재준 UNIST 교수, 이지민 UNIST 교수, 임우형 LG AI 연구원 선입Lab장, 주재걸 카이스트 교수, 최재식 인이지 대표(KAIST 교수),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 16인이다.
[다음은 과실연 AI미래포럼 창립발기문 전문]
◇ 대한민국 국민의 AI 체화도를 묻는다
“주요 인공지능(AI) 활용 도구의 글로벌 활용 빈도를 기준으로 AI 사용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Writerbuddy) “AI를 신뢰하는(trust) 국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Tortoise)
밖에서 이런 평가가 들려올 때마다 대한민국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미국과 중국이 한치 양보없는 AI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활용에서도 치열한 경주를 벌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시민의 AI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 AI미래포럼, ‘AI를 시민사회 속으로’ 전환
‘대한민국은 AI 혁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가?’
2021년 3월 17일 150여 명의 각 분야 국내 AI 전문가들이 모여 탄생시킨 AI미래포럼 창립 웨비나의 주제다. 이후 AI미래포럼은 이 여세를 몰아 700여 명이 넘는 멤버들로 구성된 한국 최대·최고 AI 전문가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AI가 불러온 거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 원천을 찾아야 하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하고, AI를 활용한 해법 찾기에 나서자는 창립발기문은 각계 각층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국인이 맘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AI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AI가 주도할 향후 100년의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자는 촉구는 기업•대학•연구소 등 수많은 혁신주체들의 전례없는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년간 AI미래포럼은 AI 국가전략, 인재, 투자, 인프라 등 거시적 담론을 주도해 왔다. 분과별로는 스타트업, 제조, 교육, 금융, 의료, 국방, 농업 등 주요 산업에서의 AI 이슈들을 적극 발굴해왔다. 새로운 산업혁명이 등장할 때마다 선도하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대분기(great divergence)’가 일어났다는 위기감을 공유한 AI전문가들이 소속 조직을 뛰어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쟁점들을 나의 문제로 인식한 결과였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VUCA’로 표현되는 대전환 시대의 핵심 메시지는 “변화의 방향성을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읽어내고 대응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 공동체와 소통하면서 AI를 활용한 해법 찾기를 전개해 온 AI미래포럼은 ChatGPT가 촉발한 생성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또 다른 시대적 소명이자 사회적 책무 실현에 나서려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과학기술 시민단체이자 과학기술 시민운동의 문을 연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상임대표 안현실)과 함께 하는 ‘AI를 시민사회 속으로’의 새로운 시민운동이 그것이다.
◇ AI 게임체인지, ‘사용자 확산’에서 갈린다
인류사의 모든 게임체인지는 ‘생산자 발명’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 확산’과 함께 일어났다. 지금의 글로벌 AI의 무게중심은 ‘분석형 AI’ 에서 ‘생성형 AI’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사용자 확산의 중대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멀리 갈 것 없이 PC, 인터넷, 모바일 기술 등장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초거대 AI 기술과 결합한 생성형 AI 서비스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일상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양질의 컨텐츠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생성형 AI는 이미 모든 일상, 모든 일터에서 생산성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문제의 정의와 활용에 따라 개인의 생산성 격차가 발생하고 있고, 이른바 ‘조기수용자(early adopter)’일수록 더 많고 큰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들은 생성형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모범사례(best practices)를 생생하게 보고하고 있다. 앞서가는 개인·기업·국가일수록 소위 ‘생산성의 역설(productivity paradox)’을 보란듯이 깨뜨리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통한 혁신사례는 향후 그 파급력의 크기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 개인의 생산성이 곧 기업·국가 경쟁력
개인은 기업·대학·공공연구소·민간비영리재단과 더불어 혁신의 주체이자 확산의 주체다. AI 시대 개인은 AI 비서,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의사결정 단위가 될 전망이다. 개인이 언제든 스타트업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생산자 혁신(producer innovation)’보다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이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개인의 생산성이 곧 기업·국가 번영을 위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특히 유례없는 인구절벽에 직면한 한국으로서는 개인의 생산성 향상은 절박한 과제이다. 합계 출산율이 1.5 밑으로 추락하면 다시 회복하기까지 15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다른 국가들의 경험적 추론이다. 한국이 인구감소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향후 15년간 무엇으로 버티고 성장하며 삶의 질을 높여나갈 것인가? 한 명, 한 명의 개인을 높은 생산성으로 무장한 소중한 인재로 활용하는 ‘AI Korea’로 전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어보인다.
◇ 혁신이냐 역풍이냐, 선택의 기로
AI 게임체인지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혁신은 언제나 ‘역풍(headwinds)’에 직면했다. 생성형 AI가 직면한 부정확성, 보안, 지식재산권, 규제, 설명가능성, 프라이버시, 일자리, 공평•공정, 평판, 안보, 안전, 환경, 정치 문제 등 온갖 리스크가 그것이다. AI 안전성으로 표현되는 한계성과 위험성 관련 이슈들이다.
역사적 게임체인지를 몰고온 그 어떤 기술도 ‘한계성’과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혁신을 부정하는 ‘반동세력(reactionary forces)’은 예외없이 소멸되어 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는 기술의 한계성을 후속 연구로 돌파했고,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기술을 차단하는 시대 역행적 규제가 아니라 시민의 과학기술 리터러시로 극복한 나라들이 글로벌 리더의 위치를 차지해왔다. 기술 발전과 법•제도의 ‘공진화(co-evolution)’야말로 문명의 진화,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온 기본 메커니즘이다.
◇ ‘AI 문해력(literacy)’로 돌파하자
AI 리터러시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시민의 핵심 소양이다. 현 시점에서 AI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본인의 능력으로 체화하며, AI라는 강력한 도구가 나의 능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시민은 누구나 AI 비서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AI가 강력하고 똑똑해질 수록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의사결정의 위임이 가능해질 것이다. AI에게 무엇을 위임하고, 자신은 무엇을 직접 의사결정할 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AI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개인의 AI 리터러시가 곧 개인의 역량이고, 기업의 AI 리터러시가 곧 기업의 역량이며, 국가의 AI 리터러시가 곧 국가의 역량이 되는 시대이다.
◇ 과실연, ‘과학시민의 AI 플랫폼’ 될 것
한국의 AI리터러시는 어떠한가? 기술적 역량 보유 정도와 달리 주요 AI 도구 활용의 트래픽 점유율 ‘상위 20’ 국가군에 한국은 없다(Writerbuddy). AI를 신뢰하는 국민 비율 1위 국가는 중국(76점)이고 한국(46점)은 중하위권이다(Tortoise).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르며 아직 희망은 있다. 한국은 AI의 유용성이 해로움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국민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다(Tortoise).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 AI리터러시가 더해진다면 시민의 AI역량을 높여 도래하고 있는 AI 시대 글로벌 리더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땅에서 시민의 AI 역량이 높아지면 세계 최초로 생산자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이 쏟아지는 선순환, 소위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모델’, ‘선도형 혁신 모델’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과실연과 함께 새롭게 진화한 AI미래포럼은 ‘AI를 시민사회 속으로’를 실천하기 위해 먼저 기존 9인 공동의장단 체제에서 다양한 분야의 AI 전문가 7인이 추가 합류함으로써 16인의 의장단 위원회 형태로 개편하고, 제조·의료·국방·법률·컨텐츠 등 더욱 다양한 과학 및 산업분야로 AI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시민들의 AI 리터러시 강화에 실제적으로 기여하기 매월 ‘시민들과 함께 하는 AI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AI의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 과실연 지역위원회와 연계하여 ‘지역으로 찾아가는 AI 강연’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더불어 과실연 내에 AI정책연구소(초대 소장, 하정우 과실연 공동대표 겸임)를 신설하고 과학기술, 교육, 안전, 다양성 및 포용성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AI 리터러시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 대안을 수립하고 제시할 계획이다.
AI가 불러온 변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점점 더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실연 AI미래포럼은 과실연 AI정책연구소와 함께 과학시민의 AI 리터러시 강화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모두의 AI(AI for all), AI와 다양성 및 포용성 강화, AI 격차 혁파를 위한 시민운동에 돌입한다. 기술발전과 법·제도의 공진화를 위한 진군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