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대표가 강조한 ‘차별적 고객가치’ AI에서도 실천
LG AI연구원, ‘LG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 투명하게 공개
“외부 관계자 의견 적극 수렴해 활동 개선해나갈 것”
구광모 LG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한 ‘차별적 고객가치’가 인공지능(AI)에서도 실현되는 모습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30일 ‘LG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국문 버전과 영문 버전으로 발행, 투명하게 공개했다. 고객이 AI를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뿐 아니라 윤리 분야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한 자료다. 최근 AI 부작용이 사회적 관심사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 안전까지 생각한 LG만의 차별적 가치가 나타난 대목이다.
◇ LG, AI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Only One 가치 힘써
“앞으로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 불가능한 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구광모 LG 대표의 올해 신년사다. 모든 기업이 고객 경험 혁신을 얘기하는 가운데, 여기서 더 나아가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남들과 다르게’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로 정의했다.
LG가 강조한 차별적 고객가치는 최근 화두인 AI에서도 실천됐다. 바로 윤리다. AI 윤리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을 사전에 대처하고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강조되는 사항이다. AI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이 발생하지 않는지, 기술 혁신으로 인한 피해자는 없는지, 기술이 안전하게 사용되는지 등을 살핀다. 기술 혁신 속도만큼, 신뢰와 안전도 함께 중요시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AI 윤리는 AI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졌다. 데이터 침해, 가짜뉴스 등 눈에 보이는 문제점이 발생해서다. 이에 일부 AI 공급사에선 윤리를 강조하며, 윤리 원칙 등을 발표하고 있다. LG는 여기서 더 나아가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발표하며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AI 윤리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번에 LG AI연구원이 공개한 LG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에는 지난해 LG가 수행한 AI 윤리원칙 이행의 주요 성과가 담겨 있다. LG AI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책무성은 기업이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법적 책임을 넘어,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책임감을 갖고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LG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는 LG AI연구원 스스로 책무성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번 보고서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AI 윤리원칙의 이행 현황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 내 AI 연구와 고도화를 책임지고 있는 조직이다. 2020년 12월 설립돼 사업 난제 해결과 최신 AI 선행 연구, AI 윤리원칙 수립·이행 등을 통해 그룹 차원의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12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첫 양방향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을 공개하며 한국 초거대 AI 경쟁력을 높였다. 작년에는 많은 기업이 이 모델을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화한 ‘엑사원 2.0’을 발표했다.
AI 윤리 확보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2022년 8월 인간 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등 5가지 핵심 가치를 담은 AI 윤리원칙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도 이러한 윤리원칙 일환으로 작성됐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2022년 AI 기술력과 윤리를 모두 평가해 심사하는 THE AI 주최 제1회 ‘Good AI Awards’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참고로 2023년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세일즈포스가 기업 분야 대상을 받았고, 개인 부문에선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대학교 교수와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교수가 상을 받았다.
◇ AI 윤리 관련 거버넌스·연구·참여 등 상세내용 게재
이번 보고서는 LG AI 윤리원칙 이행 전략의 3가지 축인 △거버넌스 △연구 △참여 활동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정부 기조와 뜻을 같이하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AI 윤리기준’, ‘디지털 공동번영사회의 가치와 권리에 관한 헌장’ 내용을 반영했다. 또 해외 규범과도 행보를 같이하기 위해 전 세계 193개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 역시 반영했다.
거버넌스 분야에선 AI 윤리 측면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관리하는 조직과 절차 등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G는 안전한 AI 활용을 위해 연구원 내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나 현안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전문적 자문과 조언을 제공하는 ‘AI 윤리위원회’, AI 윤리원칙의 중요성을 조직 내·외부에 알리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AI 윤리사무국’,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모여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해 AI 윤리를 논의하는 조직인 ‘AI 윤리 연구·활동 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여 LG그룹 내 주요 AI 윤리 이슈들을 논의하는 계열사 협의체 조직인 ‘AI 윤리 워킹그룹’, AI 알고리즘과 모델에 숨겨진 편견이나 오류,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AI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는 ‘레드팀’ 등의 조직을 두었다. 이들 조직은 AI 위험 관리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이터 거버넌스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선 AI가 윤리를 위반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흔히 AI 허언증이라 불리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AI가 내린 답변의 근거를 제시하는 기술과 윤리적인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 단계별 검증 시스템을 설계한 사례, 민감정보를 선별적으로 삭제하는 기술 등이다. LG AI연구원은 “AI는 완벽한 기술이 아니다”라며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무제는 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더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참여 분야에선 윤리 인식 강화와 실천을 위해 정기적인 인식 조사와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LG AI연구원 구성원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AI 윤리에 대해 배우고 성장하는 사내 세미나를 격주로 진행하고 있고, 초중고 학생과 청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수준별 맞춤형 AI 교육을 진행하는 ‘AI 리터러시 교육 활동’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가 AI 발전을 위해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 AI 프라이버시 민관 정책협의회, AI 윤리 정책포럼, 국회 AI 법안 토론회, 국가인권위원회 AI 인권영향평가 자문회의 등에 참가해 국내 AI 윤리 및 규범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 AI 윤리 흐름과 발맞추기 위해 지난해 11월 24일 유네스코와 ‘AI 윤리 실행과 확산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한 사례 역시 보고서를 통해 소개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AI 연구개발 및 이용의 전 과정에서 윤리적 이슈를 점검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번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 발간은 단순히 우리 연구원이 쌓아온 그간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차원을 넘어, 외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해 우리 연구원의 활동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많은 분이 기탄없는 의견을 나눠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