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상화 첫 단계, 공공서비스 초거대 AI 입는다
초거대 AI 기반 대국민 서비스 강화 고삐
국민 모두 인공지능(AI) 기술 혜택을 누리기 위한 AI 일상화가 본격 시작된다. 우선 대국민 공공서비스부터 초거대 AI 옷을 입고 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국내 기업이 가진 초거대 AI 기술력이 결합해 대국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중이다.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국내 초거대 AI 기업들은 내년이면 공공 분야에 실질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민건강보험, 네이버 초거대 AI로 대국민 서비스 강화
네이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자사 초거대 AI 기술을 기반으로 대국민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3사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를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편리한 대국민 서비스를 구축하고 공단 내 업무 생산성을 향상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혁신도 논의한다. 클로바 케이콜은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된 AI 콜서비스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에 주 1~2회 AI가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안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이상자로 분류되면 담당 공무원이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진다. 공단과 네이버클라우드는 만성질환자 자가건강관리 지원 등 클로바 케어콜을 접목한 여러 서비스 시나리오를 검토할 예정이다.
검색 서비스 향상에도 나선다. 공단이 제공하는 건강정보, 통계정보를 사용자들이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네이버 검색 결과의 ‘질병정보’ 영역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공단의 ‘건강통계 분석정보’를 보여주거나, 네이버앱 ‘건강판’을 통해 ‘생활 속 자가건강관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공단의 다양한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국민 서비스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허청, LG AI연구원와 특허 심사 서비스에 초거대 AI 탑재
네이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협업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데이터 등의 문제로 도중 취소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대국민 서비스에 초거대 AI를 접목해 기술 발전의 혜택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국민 체감형 AI를 실천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계기여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외에도 이미 공공서비스에 초거대 AI를 탑재를 시도하고 있는 곳은 있다. 특허청이다. 이곳은 지난 7월 LG AI연구원과 특허 문서의 검색과 분류, 요약 등 행정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특허 전문가 AI’ 개발을 목표로 MOU를 체결했다. 특허청은 AI 학습 데이터를 포함해 특허청이 보유한 특허 정보를 제공하고, 기존 특허 전용 AI 서비스를 개발하며 취득한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LG AI연구원은 특허 전용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 및 이관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선 6월부터 LG AI연구원과 특허정보원은 초거대 AI 언어 모델인 ‘엑사원 유니버스(EXAONE Universe)’에 학습시킬 특허 문서를 수집 및 가공하는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이다. 일부 모델이 텍스트만 생성하고 일부 모델은 이미지만 생성하는 것과 달리, 텍스트와 이미지를 모두 생성할 수 있는 세계 첫 AI다. 제조, 통신 등 LG 계열사가 진행하는 산업을 비롯해 교육, 금융, 유통, 의료, 플랫폼, VR 등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 산업군과 생태계를 조성해 각 분야 전문 데이터를 학습, 전문성을 높였다. 한국어 외에도 영어를 잘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대부분 자료가 영어 데이터로 되어 있어서다.
특허청은 전문성이 높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특허 심사 서비스의 편의성과 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특허 행정 분야에서 전 세계 최초로 초거대 AI를 적용하는 시도를 하기로 했다”며 “LG AI연구원과 협업으로 특허청이 세계 최고의 특허 심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디플정 “내년에 정부에 특화한 초거대 AI로 다양한 서비스 시도할 것”
공공 분야 초거대 AI 적용은 이외에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이하 디플정)는 산하에 ‘초거대 공공AI TF’를 두고 공공 분야 초거대 AI 활용에 노력해왔다. 초거대 공공AI TG는 디플정 산하 16개 TF 중 하나로 올해 6월 출범했다. 지난 4월 발표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 계획’ 가운데 초거대 공공 AI 관련 과제 이행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LG AI연구원과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KT, KB국민은행, 카카오브레인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TF는 지난달 23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정부박람회’ 부대행사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 컨퍼런스’에서 초거대 AI를 활용한 공공서비스 혁신 사례 등을 발표했다. 초거대 공공AI TF장인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현재 TF에선 민간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공 영역에서의 생산성 혁신, 이것이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공공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개 가능한 데이터들을 민간 클라우드와 초거대 AI 기업들이 추가 학습할 수 있도록 가공하고, 정부에 특화한 초거대 AI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행정안전부 공문서 AI 서비스 등 초거대 AI 기반 공공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 AI연구원은 행정안전부 내 문서를 자체 초거대 AI인 엑사원에 학습시키고, LG CNS와 함께 검색 긱바 sans서 답변을 내놓는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 내년에는 공무원이 AI에게 질문하면, AI가 새로운 정책 등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는 “우리는 사전에 학습된 정보와 검색을 통해 만들어진 내용을 조합해 인간이 필요로 하는 마지막 정답을 만드는 분야에서 오랜 연구를 해왔다”며 “내년엔 정부에 이러한 아키텍처를 제공해 국민 생활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