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AI 교육 예고편, “AI 교과서 이렇게 나온다”
맞춤형 교육 실현 주인공 AI, 교육의 '혁신' 이뤄
토끼 캐릭터 사이로 영어 라이브 퀴즈가 시작된다.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보이는 퀴즈를 풀면 바로 그 결과가 선생님 화면에 보여지고 학생들 개개인에 맞춤형 문제가 이어진다. 수업 시간에 창피해 물어보지 못했던 문제도 인공지능(AI) 튜터한테 언제든 물어볼 수 있다. 선생님이 제공한 콘텐츠가 한 편에 다른 한 편에 마련된 AI 학습관에는 AI가 추천한 콘텐츠들로 가득하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 화면에는 보고서로 생성된 자신의 학습 성취 결과를 볼 수 있다. 추가로 학습할 수도 있고 자신이 어떤 문제에서 어려워했는지 AI가 분석해 보여준다. 동시에 AI는 선생님한테도 전체 학생들의 학급 보고서와 개인별 보고서를 생성해 보여주고 빠른 학습자와 느린 학습자를 구별해 보여주기도 한다.
4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 모델 및 프로토타입 시연회 발표자리에서 공개된 초등학교 영어 AI 디지털 교과서의 시연 모습이다. 현재 AI 기술을 활용해 초·중·고에 도입 예정인 디지털 교과서가 개발 중이다. 이날 중간 점검 차원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초·중학교에 쓰일 수학·영어·정보 과목의 초·중 디지털 교과서의 구현 모습이 공개됐다.
전체적인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은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 HTHT)를 추구했다. 계보경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부장은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의 희망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AI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하이터치,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교과서가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맞춤 교육과 개별 교육이 가능해지고 현실화되고 있다. AI가 보조교사와 AI 튜터 역할을 한다. AI보조교사 성격으로 선생님의 △수업설계 △피드백 작성 지원 △평가 채점 지원 등을 지원해 수업 준비부터 학생들의 학업 성취 관리를 돕는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 대상으로 △쌍방향 수업 △AI 추천 콘텐츠 학습 △데이터 기반 AI 학습 코스 추천 △맞춤형 처방 등을 제공한다.
AI 튜터로 학생들에게 맞춤 학습을 제공하면서 내재적 학습 동기와 자아 존중감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화하듯이 채팅으로 언제든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이를 기록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또 학생들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파악해 선생님에게 전달할 수 있다.
◇ “AI, 교육 현장에 어떤 의미일까”
학교 현장에서 AI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이날 수학 중등 AI 교과서 시연 발표에서 김희정 고려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교육자로 근본적인 질문을 내던지고 싶다”며 AI가 학교 현장에서 갖는 의미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렇다면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학교는 1대 1 과외와는 다르게 1대 다수로 선생님의 역할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왔다.
이날 김 교수는 한국의 수학교육을 AI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로 수학교육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진단 부분”이라며 “사전 진단을 이전 교육 환경에서는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없어 진단하고 분석해 학습 목표를 세우고 형성 평가를 해 새로운 문제를 생성하고 모두가 참여하도록 하는 수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는 교육 혁신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학습 향상을 위한 혁신이 AI로 가능하게 됐다고 말하며, 특히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의 첫걸음에서 사전 지식이 중요한데 AI가 몇 가지 질문이나 문제를 내 전체적인 학급의 수준과 개별의 학습자 수준을 빠르고 정화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AI로 실시간 평가가 가능해졌다. AI 보조교사가 이를 분석해 다시 문제를 생성하거나 교육 자료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새로운 학습 목표를 세우고 학생들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 선생님을 돕는 AI 보조교사
이날 소개된 AI 디지털 교과서는 수학, 영어, 정보 모두 선생님을 돕는 AI 보조교사의 기능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학생 개별의 학습 점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화면이 구성돼 있고, 학생들이 어떻게 학습을 했는지 추적할 수도 있다. 학습 목표와 학생 수준에 맞는 교안도 AI가 분석한 보고서를 토대로 만들고 콘텐츠를 추천해줄 수 있다. 실시간으로 학급반과 개별 수준에 맞는 라이브 문제도 생성된다.
빠른 학습자와 느린 학습자도 구별된다. AI가 학생들의 수준을 실시간 분석해 빠른 학습자와 느린 학습자를 선생님이 구별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학생들은 게임을 하듯이 단어 학습이나 문장 학습이 가능하고 학급별 수준의 단어·문장 학습, 개인별 수준의 단어·문장 학습을 선생님이 선택해 문제를 제공할 수 있다. 학습 시간 대비 학습 성취도를 분석해 학습 시간은 긴데 학업 성취가 낮은 학생들도 구별해 알려준다. 그러면 선생님이 학습법에 문제가 있는지 볼 수 있고 학생들의 학업 동기를 부여해주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형언어모델(LLM)를 활용해 영어 에세이를 채점을 자동화하는 고민도 진행되고 있다. 콘텐츠, 언어, 구성 등 데이터 셋을 구축해 생성형 AI로 학생들이 쓴 에세이를 평가하는 것이다. 에세이 평가는 교사들이 평가할 때 가장 오래 걸리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을 AI로 보완해 빠른 평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현재 개발 중이다.
◇ AI 튜터 등 학업 성취 높이는 다양한 기능
이날 소개된 AI 디지털 교과서는 크게 학생 맞춤 학습과 AI 튜터, AI 보조교사, AI 학습 지원 콘텐츠 기능으로 구별된다. 특히 영어 같은 경우 영어권의 문화적·사회적 특성을 고려한 교육이 어려웠다. 이번 AI 디지털 교과서의 경우 중등 영어는 미국 영어뿐만 아니라 호주, 인도, 영국 발음도 제공해 다양한 문화권의 이해의 폭을 넓혔다. 실용적 상황에 맞게 다양한 영어 쓰기와 스피치 활동이 가능하다. 실시간 AI 튜터와 영어 대화도 가능하고 문법에 어긋난 표현도 AI 튜터가 실시간으로 바로 잡아 줄 수 있다. 이날 중등영어를 개발한 팀장은 “영어 관련해 AI가 억양 교정 등 정확도를 높여 줄 수 있는 기능을 추가 하겠다”고 밝혔다.
초등 영어에서는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업 동기를 올려줄 수 있는 역량 포인트도 제공된다. 성취, 협동, 성실, 소통이라는 역량 포인트 스티커를 선생님이 주면 게임처럼 스티커가 쌓이게 된다. 반복 학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퀴즈나 게임을 통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초등 수학은 성장 마이드셋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학습자 이해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힌트를 제공한다. 수준별 평가가 제공되고 사전 진단을 통해 초등 수학이나 이전의 수학적 지식이 어떻게 부족한지도 분석해 이를 학습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등 정보에서도 초등학생들이 코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코드 추천을 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챗봇을 통해 숙제나 복습할 게 뭐가 있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 디지털 교과서에 도입된 LLM…할루시네이션 등 고질적 문제 해결해야
이날 공개된 AI 디지털 교과서는 LLM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학습을 분석하거나 문제를 생성하거나 챗봇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동시에 LLM 도입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 등 고질적 문제도 대두됐다. 이날 중등 영어 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소개한 팀장은 “언어모델이 안전하고 윤리적 답변을 할 수 있는지 AI 모델에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있는지 안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지 안전한 AI 구축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월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해 2025년부터 영·수를 우선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6월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8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지침을 구축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계보경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부장은 “EBS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많다”며 “범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개발하고 있고 AI 디지털 교과서 포토타입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논의하고 검증하는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고 진행했다.